매일신문

'손님 뚝'…어르신 2만여명 일자리가 사라졌다

사업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음식점 등 일부 사업장만 운영
"확진 현황과 고위험군인 노인인 점 고려해 사업 중단 더 길어질 듯"

노인 일자리 사업장인 대구 남구의 이천추어탕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부터 휴업하고 있다. 18일 문을 닫은 이천추어탕의 모습. 서광호 기자
노인 일자리 사업장인 대구 남구의 이천추어탕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부터 휴업하고 있다. 18일 문을 닫은 이천추어탕의 모습. 서광호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대구 노인 일자리 사업이 중단된 가운데 문을 연 사업장도 줄어든 손님에 울상을 짓고 있다.

18일 대구시와 8개 구·군에 따르면 2만7천 명을 대상으로 한 대구의 올해 노인 일자리 사업은 지난달 19일부터 대부분 중단됐다. 시는 잠정적으로 이달 22일까지 사업을 중단했지만, 이후에도 사업 재개는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2만 명이 넘는 노인이 한 달 넘게 일자리를 잃게 된 상황이다.

사업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서 최근 일부 사업장이 영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손님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구의 노인 일자리 사업장인 '마실김밥'은 지난달 19일 문을 닫았다가 이달 9일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 매출이 코로나 사태 이전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손님이 없다 보니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줄여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근무 인원(오전 기준)도 7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9년째 마실김밥 1호점에서 일하는 A(69) 씨는 "오랫동안 가게 문을 닫고 있을 수 없어 다시 일하러 나왔지만 하루 100만원 이상이던 매출이 지금은 10만원도 안 되는 실정"이라며 "정부 지원금에 매출을 더해서 인건비를 받는데 장사가 안 돼 소득이 크게 줄게 됐다"고 말했다.

서구의 '행복소반'은 휴업 3주 만인 지난 23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근무하는 노인은 10명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손님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20~30% 수준으로 줄었다. 행복소반 관계자는 "보통 점심 때 전체 9개 탁자에 손님이 가득 찼지만 지금은 2, 3개 탁자만 채울 뿐"이라며 "노인치매센터 등 각종 시설에 공급해오던 도시락 수요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구·군별로 음식점이나 택배, 공동작업장 등 일부 노인 일자리 사업을 재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자리 사업은 중단된 상황"이라며 "확진자 현황과 고위험군인 노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는 22일까지인 중단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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