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병의 현역 의원(조원진 자유공화당 대표)은 지역 내 전통적 지지정당인 미래통합당 인사가 아니다. 통합당에선 비례대표 의원(강효상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투입해 지역구를 관리해오다, 4·15 총선 공천에서는 원외 인사(김용판 통합당 예비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복잡한 셈법 후 탄생한 야당 구도 속에 여당 후보(김대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선거운동 성지(?) 된 두류공원
달서병 선거구 예비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주말이면 두류공원에서 살다시피 한다. 지역 내 모든 여론이 이곳에서 생성되고 전파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판 통합당 예비후보는 지난 22일 8시간 이상을 두류공원에서 보냈다. 삼삼오오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무조건 찾아가 "선거는 무조건 판(구도)이 중요하다. 이번 판은 무조건 김용판"이라며 손가락 두 개를 펼쳐보였다.
오후 2시쯤엔 인적인 뜸한 두류공원 내 제일 안쪽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찾았다. 선거사무실에서 가져온 방역통을 둘러매곤 화장실 주변 방역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경찰 시절 술을 마시고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범죄자를 규정한 '주폭' 개념을 도입한 바 있다. 공원 화장실에 오면 수시로 방역을 실시하는데 코로나19 세균의 확산 방지도 목적이지만 우범지대의 범죄 기운까지 싹 쓸어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까지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김대진 민주당 예비후보는 두류공원 초입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민주당은 이번엔 안 된다"는 일부 시민들의 말에 김 예비후보는 "정말 죄송합니다. 부족한 실력을 만회할 기회를 주십시오. 이번에야말로 힘 있는 여당의 실력을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저녁 늦은 시각에 공원에 도착한 조원진 공화당 예비후보는 동대구역에서 바로 오는 바람에, 차 안에서 급하게 녹색 점퍼는 바꿔 입었으나 하의는 양복과 구두 차림이었다. 서둘러 공원 한 바퀴를 돌면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공원 입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청했다. 주민들에게 조 예비후보는 "정치인 조원진을 박근혜 대통령이 만들어 줬다면 이제는 지역 주민들이 조원진을 살려줘야 한다. 진실한 정치인으로 남겠다"고 말했다.



◆3인 3색 '원칙론'
3인의 예비후보는 한결같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선거 운동은 없다'고 선언했다.
조원진 예비후보의 원칙은 '태극기 세력의 원내 입성'이다. 이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 선거운동도 버거운 상황에서도 중앙당 당무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22일 두류공원에 밤늦게 도착한 이유도 같은 날 김문수 자유공화당 공동대표의 탈당 등 어수선한 중앙당 사정 때문이다. 이날 두류공원을 방문한 조 예비후보는 지역구 인사들과 저녁 늦게까지 만남을 이어가다 23일 오전 개최한 중앙당 최고위원 참석차 상경했다. 회의 직후엔 다시 대구로 내려와 지역구에서 출퇴근 인사를 재개했다.
김용판 통합당 예비후보의 원칙은 '정의'이다. 사회의 정의가 바로 서지 않으면 국가가 발전할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최근 조원진 예비후보가 주장한 '김용판, 박근혜 대통령 사진 조작' 논란에 정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선거전의 핵심이 아닌 곳에 전력을 낭비하지 말자'는 캠프 일각의 주장에 그는 "명백한 거짓말을 내가 밝혀내지 않으면 누가 할 것인가. 정의는 큰 것이 아니다. 작은 것부터 바로 세워나가는 게 바로 정의"라고 일축했다.
김대진 민주당 예비후보의 '정의'는 지역발전이다. 힘 있는 여당부호가 국회의원이 돼야 제대로 된 실력발휘를 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세대별 다양한 여론
두류공원에서 만난 20대 여대생은 "문재인 대통령의 큰 실정을 모르겠다. 한 번 더 민주당을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여성의 아버지라는 50대 남성은 딸의 말문을 얼른 막았다. 그는 "얼마 전 우리 딸과 마스크를 사러 갔다. 끝도 없는 줄을 서느라 둘이서 1시간도 넘게 기다렸다. 코로나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정부 대책은 잘못돼도 뭔가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40대의 한 택시기사는 "코로나로 죽으나, 손님이 없어 굶어 죽으나 매한가지다. 차라리 정부여당에 시원하게 쓴소리 할 수 있는 통합당 후보를 찍으려 한다"고 말했다.
60 중반의 한 여성은 "서울의 태극기 집회를 많이 다녀봤다. 우리나라 정치가 매우 왜곡돼 있다는 현실에 놀랐다. 당선은 어렵겠지만 이번에 공화당 한번 믿어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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