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긴급생계 카드 발급비만 26억… "타 지자체 비교, 한가한 소리"

대구경실련 "대구는 특별재난지역, 서울·경기나 타 지자체와 지급 시기·비교할 것 아니야"

권영진(왼쪽)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가 끝난 뒤
권영진(왼쪽) 대구시장이 26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가 끝난 뒤 '긴급 생계 자금 지급 시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진련(오른쪽)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시 긴급 생계지원 자금을 지급하고자 선불카드를 만드는 데 최대 26억원이 들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민들은 불필요한 '돈·시간 낭비'를 줄이고 지급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며 목소리 높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따라 지역 45만 가구에 지급하는 긴급 생계자금은 2천927억원이다. 이 자금은 온누리상품권과 선불카드로 지급한다.

선불카드 1장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1천600원으로, 중위소득 50~100%에 해당하는 46만가구에 1장씩 지급할 때 그 제작비용만 7억3천만원이 든다.

카드 등기 발송비 17억원, 안내문 인쇄·홍보비용도 1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모두 합쳐 25억3천만원 이상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선불카드 제작사에 전국 광역자치단체 주문이 밀려드는 등 이유로 제작, 발급에 시간이 드는 점도 시민들 불만을 키우고 있다.

대구시는 내달 9일부터 카드 제조업체로부터 카드를 순차 공급받을 계획이다. 내달 9일 발급할 선불카드 2만장을 우선 확보했으나 10일 이후 매일 2만장씩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가 모두 선불카드 제작을 요청한 상황이라 납기일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제조사와 협의해 공급량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선 불필요한 지출을 아끼고 지급 시기를 앞당겼어야 한다는 비판이 높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서울, 경기도와 비슷한 시기에 지급한다거나, 전국 11개 지자체가 선불카드를 만드니 우리도 비슷하게 해야 한다는 건 그야말로 한가한 소리다. 대구는 특별재난지역까지 선포됐던 만큼 그 위기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영세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임차 주민과 사업자가 1개월 이상 고통을 겪었다. 당장 돈을 필요로 하는 시민이 넘쳐난다. 카드 제작비, 수수료 등만 아껴도 더 많은 지원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장 돈이 급한 사람에게 사용처 제한이 무슨 의미가 있나. 받은 돈을 어떻게 쓰는지는 나중에 고려할 일이고 집행 시기를 앞당기는 게 먼저다"면서 "대구시는 당장 돈을 필요로 하는 시민과 지역 경제의 심각성을 우선 살펴 계좌이체 등 방법으로 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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