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 많은 식자재 폐기처분 해야"…학교 급식식품 업체 줄도산 위기

"올해 매출 '0' 재고 처리 지원을"…지역 농가 피해도 적잖을 전망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에 따라 대구경북 지역 급식업체들이 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하지 못해 폐업의 위기에 몰려 있다. 31일 오후 경북 칠곡군 지천면의 한 급식업체 창고에서 업체 대표가 폐기처분을 앞둔 식자재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각급 학교 개학이 9일부터 '온라인 개학'으로 대체되는 등 등교가 미뤄지면서 학교에 급식 재료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생존의 기로에 섰다. 매출 피해가 누적되면서 업계 줄도산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경북 칠곡에서 지역 초·중·고교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A사는 각 학교가 방학에 돌입한 지난 1월 이후 지금까지 매출이 전혀 없는 상태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3월 초 개학에 맞춰 보관하던 식자재 5천만원어치는 전량 폐기처분해야 했다.

A사 대표는 "학교 한 곳당 매달 300만~400만원 규모 급식을 납품해 월 3억원 정도 매출이 나온다. 방학을 제외하면 보통 1년 중 9개월만 매출이 나오는데 올해 들어 아예 매출이 없는 상태"라며 "매달 직원 월급과 각종 세금, 재료비를 포함하면 3천만원이 고정비용으로 나간다. 지금까지 사비로 버티고 있지만 개학이 오래 연기되면 업계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에 따라 대구경북 지역 급식업체들이 학교에 식자재를 납품하지 못해 폐업의 위기에 몰려 있다. 31일 오후 경북 칠곡군 지천면의 한 급식업체 창고에서 업체 대표가 폐기처분을 앞둔 식자재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식품협회에 따르면 대구 시내에서 운영되는 급식납품 업체는 100여곳이다. 이중 상당수가 직원 10명 이하의 영세업체로 규모가 작아 매출 감소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대구식품협회 관계자는 "그렇잖아도 짧은 영업기간이 더 줄어들면서 다들 매출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개학이 연기되면서 최근 업력 10년 이상의 한 업체가 도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지자체 차원의 납품업체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대구 북구에 있는 급식납품업체 B사 대표는 "경영안정자금 신청도 생각해봤지만 결국 빚일 뿐 아니라 금액도 한 두 달 버티는 정도 밖에 안된다. 1학기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별 도움이 안된다"며 "최소한 납품업체가 재고라도 처리할 수 있도록 정부·지자체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농가 피해도 적잖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학교 급식이 1개월 추가 중단될 경우 학교 급식 공급용 친환경농산물 812t이 피해를 볼 것으로 판단, 피해 물량 판매를 지원한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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