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코로나19 80세 이상 사망률 약 20%…누적 사망자 절반

고령 사망률 가파르게 증가…전문가 "고령은 면역세포 숫자·기능 현저히 떨어져"
19명은 '중중 이상' 상태…정부 "최대한 자택에 머물러야" 당부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노인 주거시설 입구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곳에서 지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사람들을 애도하는 꽃들이 꽂혀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노인 주거시설 입구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곳에서 지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사람들을 애도하는 꽃들이 꽂혀 있다. 연합뉴스

국내 80세 이상 고령자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망률(치명률)이 증가세를 보여 20%에 육박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80세 이상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은 19.8%다. 확진자 465명 중 92명이 사망했다.

국내 누적 사망자 186명 중 80대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 수준인 49.5%다.

그간 80세 이상 확진자 사망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연령별 사망률이 보고되기 시작한 3월 2일 3.7%에서 18일만인 3월 20일 10.0%를 기록했고, 이어 17일만인 이날 20%에 육박했다.

80세 미만 고령자 사망률은 70대(70∼79세) 7.6%, 60대(60∼69세) 2.0%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전체 사망률은 1.81%이다.

전날 0시 기준 치료받고 있는 80세 이상 환자 중 19명은 중증 이상으로 분류됐다. 12명은 중증, 7명은 위중 상태다.

중증 환자는 스스로 호흡할 수 있지만, 폐렴 등 증상으로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치료를 받는 등의 환자를 이른다. 위중 환자는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 에크모(ECMO)를 쓰는 경우를 말한다.

보건당국은 65세 이상, 임신부, 기저질환자(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환자), 흡연자, 면역억제제 복용자, 투석환자 등을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보고 집중 치료를 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인 확진자는 이미 체내 면역이 악화한 상황이라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취약한 점으로 꼽힌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0세가 넘으면 면역 세포의 숫자와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겉으로 아픈 곳이 없어도 몸 안의 면역 약화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맞대응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에 일방적으로 밀리면서 전신에 염증이 생기고 다발적 장기부전으로 돌아가시는 불상사가 생긴다. 에크모를 써도 이미 면역체계가 약화했다면 크게 도움되지 않는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고령자는 외출을 삼가는 등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고위험군의 피해와 사망을 최소화하는 것이 당국의 중요한 과제"라며 "고령자나 면역이 저하된 기저질환자 등은 감염 차단을 위해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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