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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상 카메라 어디로?"…대구 첫 관문 동대구역 방역망 허술

동대구역, 버스터미널 등.. 외부 유입인구 많아지지만 감시는 전무 대구 광역교통 중심지의 느슨한 감염병 관리
대구시 "한정된 카메라로 방역 필요한 곳에 우선 지원"

10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에 배치됐던 열화상카메라가 사라지고 손소독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0일 오후 동대구역 대합실에 배치됐던 열화상카메라가 사라지고 손소독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0일 정오 KTX 동대구역 대합실. 대구를 찾거나 외지로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마스크를 쓴 30여 명이 한꺼번에 출입구로 나왔고, 기차를 기다리는 10여 명은 거리를 띄우지 않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개인이 방역할 수 있는 건 손 소독제가 유일했다.

비슷한 시각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와 대구역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출입문의 열화상 카메라가 보이지 않았다. 플랫폼으로 향하는 길목에 비치된 손 소독제가 방역 조치의 전부였다. 복합환승센터는 손 소독제마저 눈에 잘 띄지 않는 화장실 주변에 놓여 있었다.

대구 안팎을 오가는 대구시 광역교통 중심지의 코로나19 방역망이 느슨해지고 있다. 대구를 찾는 방문객이 점차 늘어나는 데도 이들을 맞이하는 '첫 관문'의 관리는 더욱 부실해진 상황이다.

코레일 대구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22일 이후 1만 명 이하로 떨어진 동대구역 승·하차 인원은 지난달 27일부터 다시 1만 명을 넘어섰다. 대구역 승·하차 인원도 지난 2월 20일 2천 명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지난달 15일부터 4천 명을 넘어서는 등 점차 회복하는 추세다.

이처럼 이용객이 증가하는 데도 이들을 관리할 대책은 느슨해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와 동대구역, 대구역에 1월 말부터 설치했던 열화상 카메라는 지난 2월 28일 모두 철거했다. 이들 열화상 카메라는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철도 역으로 옮겼고, 이마저도 지난달 17일에 모두 철거됐다. 현재는 손 소독제만 비치돼 있다.

시민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서울역을 출발해 동대구역에 내린 최나은(27)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대구 안에서만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대구 시내만 신경 쓰는 게 아닌가 싶다. 외부 유입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데 너무 무방비 상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역에서 대구역으로 온 안영기(65) 씨는 "구미역은 대구역보다 규모가 더 작은데도 열화상 카메라가 있고 역 직원들도 승객들을 관리한다"며 "확진자가 많은 대구역에 열화상 카메라가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불안해서 대구에 어떻게 오냐"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지역 내에 많아 내부 단속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카메라 수도 한정돼 있고 관리 인력도 너무 부족한 실정"이라며 "역과 터미널은 자체적으로 방역 소독 작업을 따로 실시해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구시가 보유한 열화상 카메라는 모두 26대로 현재는 긴급생계자금 배부 장소와 운전면허 시험장 등에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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