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피해 증빙 서류? 일용직 노동자 "우린 없어요"

대부분 구두계약·파견 근무…특수고용직 지원 시작돼도
제출해야 할 증빙서류 없어…대구시 특별사업 혜택 사각

13일 오전 11시 대구시의 코로나19 지원사업 접수처 중 한 곳인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에서 특수형태 근로자, 프리랜서 등 대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수현 기자
13일 오전 11시 대구시의 코로나19 지원사업 접수처 중 한 곳인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에서 특수형태 근로자, 프리랜서 등 대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이수현 기자

특수고용형태 근로자와 프리랜서 등에게 대구시가 특별지원책을 내놨지만 일용직 노동자 등이 사각지대에 놓여 울상을 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감이 줄어든 사실을 서류로 제출해야 하지만 일용직 노동자 대부분은 구두계약이나 파견 형태로 근무해 증빙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달 13일부터 대구시는 소득이나 일이 줄어든 특수고용형태 근로자와 프리랜서, 무급휴직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특별지원사업을 신청받고 있다. 이달 29일까지 접수를 받아 심사를 거친 뒤 다음달 11일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13일 오전 현장 접수처 중 한 곳인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앞. 증빙서류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1시가 지나자 접수자는 100명을 훌쩍 넘어서 번호표를 발급받고도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대구 북구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프리랜서 수영강사로 일하는 A(28) 씨는 "코로나19가 퍼진 2월 말 스포츠센터가 문을 닫았고 체육시설 운영 중단 권고까지 겹쳐 두 달째 수입이 없었는데 지원이라도 받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13일 오후 2시 코로나19 현장 접수처 중 한 곳인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수현 기자
13일 오후 2시 코로나19 현장 접수처 중 한 곳인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수현 기자

하지만 일부는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동미술학원 강사로 근무하다 학생 수가 급감해 2월부터 무직 상태라는 B(25) 씨는 "학원강사로 채용될 때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지만 4대 보험에는 가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면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이번 대구시의 지원대상자가 되려면 근로계약서가 아닌 용역계약서를 제출해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건설직 일용직 노동자 C(58) 씨도 지원에서 비껴나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타지에서 대구 인력을 받지 않아 2, 3월 내내 일이 없었다"며 "일용직 노동자는 프리랜서가 아니어서 서류로 증빙하기 어려운데, 이 경우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들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관계자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 등 경계에 있는 이들이 지원 대상에서 비껴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사업 취지를 살려 지원받을 수 있는 다른 제도를 최대한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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