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완성차 해외 공장 줄줄이 '스톱'…대구경북 車부품업계 '시름'

대구경북 업체 도산 위기…현대기아차 가동 중단 연장
외제차 공장 수출길도 막혀…사태 장기화 땐 14조 손실
내수 시장 회복세 보이지만 수출 비중 높아 오래 못 버텨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현지 판매사들이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는 등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 이달 13∼17일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현지 판매사들이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는 등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 이달 13∼17일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가동 중단이 연장되면서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내수시장 수요가 늘고 있지만, 비중이 높은 해외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도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 터키공장 가동중단 기한을 기존 12일에서 오는 19일까지로 연장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10일 끝날 예정이었던 미국 앨라배마공장 가동중단을 내달 1일까지로 연기했고, 기아차도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중단 기간을 지난 10일에서 오는 24일까지로 늘렸다.

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31.8%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업체 뿐 아니라 한국산 부품 수입 비중이 높은 혼다, 포드 등 글로벌 업체도 줄줄이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이 신차 효과에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 재가동 영향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있지만 자동차 업종의 수출 비중이 워낙 커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계는 업계 영업 이익률이 2~3% 수준으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부진이 장기화되면 연말까지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는 지난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4개월 간 지속될 경우 자동차부품업종에서 13조7천억원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 경산에서 아반떼 등 현대차 차체를 생산하는 2차 협력업체 A사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내수 물량은 작년 수준까지 회복됐지만,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이 셧다운된 영향이 컸다.

직원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A사가 납품물량 감소를 이유로 지난달부터 잔업, 특근을 없애면서 최저임금 50%에 달하는 수당을 못받게 된 생산직 근로자들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50명 수준이었던 생산직 근로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20% 가까이 줄었지만 A사는 당장 충원 계획이 없다고 했다.

A사 대표는 "중국을 빼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현대기아차 해외공장이 거의 없다. 상반기까지는 해외 공장으로 가는 물량은 아예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은 매출 대부분을 내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이 연간 300만대 정도로 내수 수요(150만대)의 두 배 수준이어서 결국 내수도 다시 부진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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