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천지교회에 대한 늦은 대응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불렀고, 긴급생계자금 등 지원금 지급 기준 및 시기도 서민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컸다.
최근엔 신천지 및 신천지 신도였던 대구 첫번째 확진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 입장을 두고 신천지 뒤로 숨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실패 등 대구시의 코로나19 전반적인 대응 실패의 책임을 신천지에 떠넘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때는 권 시장과 신천지와의 유착 의혹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의료진 수당, 소독업체 등 대금, 저소득층 쿠폰 지급 문제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코로나19 사태를 진두지휘해온 대구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심화되는 변곡점이 된 대구시의회 사태도 있었다. 25, 26일 시의회에 참석했던 권 시장의 갑작스런 퇴장과 쓰러짐을 두고 온라인 등에선 '정신 나간 거 아니냐', '쇼를 한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이후 시장은 퇴원한 뒤에도 정례브리핑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돌이켜보면 온통 시행착오와 판단미스, 대응 실패 등 잘못한 거 투성이인 거 같다. 신천지에 대한 초기 대응만 좀 더 빠르고 강력했더라면 대구가 코로나19 때문에 이렇게 고생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좀 더 꼼꼼하게 지원금 지급 기준을 잡았더라면 한 명이라도 더 도움을 받았을 수 있다.
그런데,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했더라면' 확산을 막았을 수도, 더 많은 사람이 더 빨리 지원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처음이었다.
정부도, 전세계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확산되는 코로나19 앞에 제대로 손을 쓰지 못했다. 어찌할 바 몰라 헤매고 있는 건 선진국들이 더 하다.
다소 늦었지만 시는 신천지교회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했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법을 과감히 도입, 코로나19 검사를 선순환구조로 돌렸다. 사태 초기 의료계와의 신속한 협의를 통해 지역의 모든 대형병원들이 일찍부터 코로나19 체제로 돌입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기업과 정부의 협조를 호소, 전국 곳곳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 코로나19 중증과 경증 환자를 분리 격리·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확진자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할 게 불 보듯 뻔하지만 신천지 신도,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인 전수조사에도 나섰다. 시 예산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대구시민의 생계와 생활을 위해 생계자금, 생존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이틀 뒤면 코로나19 대구 첫 확진자 발생 후 두 달이 된다. 이달 8일(9명)을 시작으로 대구 신규 확진자 수가 8일 연속 한자릿수(0명 포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달도 안 돼 대구가 거둔 성적표다.
대구시민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코로나19 수칙 준수가 사태 안정화의 일등공신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의료계의 주체적인 헌신도 단연 수훈갑이다. 그 중심에 지역 의료계 등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과 조언을 적극 받아들이며 코로나 사태와 맞선 대구시와 시장도 있다.
달걀을 깨트려 탁자 위에 세운 '콜럼버스의 달걀' 일화가 있다. 세운 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 했지만 세우기 전엔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다. 뒤에 하면 더 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먼저, 처음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설사 좀 깨진 부분이 있더라도 잘한 건 잘한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