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재학생이 선호하는 진로는 이른바 '검클빅'으로 통한다. 검사, 로클럭(재판연구원), 빅펌(대형로펌) 변호사를 뜻하는 줄임말이다.
매년 로스쿨 졸업생 가운데 40~50명 정도는 검사로 임용된다. 재판연구원은 법원에서 사건의 심리 및 재판에 관한 조사 등의 업무를 하는 전문임기제공무원으로 향후 판사 임용 시 유리한 경력으로 꼽혀 선호하는 자리다. '빅펌'은 수도권에 있는 상위 5개 정도의 대형 로펌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변호사들의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로스쿨 학생들 사이에서 이 같은 인식도 점차 바뀌는 추세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공공기관이나 기업 사내변호사 채용에 눈을 돌리는 학생이 많아졌다. 변호사가 증가하면서 그간 변호사 채용이 어려웠던 곳에서 이들을 비교적 쉽게 고용할 수 있게 되면서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보수는 대형 로펌에 비해 낮지만 휴가 등 복지가 좋고, 소송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급여와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업 사내변호사 자리도 인기 진로로 평가받는다.
중소형 법률사무소에서 이른바 '막변'(막내 변호사를 줄인 말)으로 법조계에 발을 내딛는 경우도 많다. 잡무에 시달리기 때문에 기피하는 인식이 일부 있지만, 의뢰인을 가까이에서 접촉하면서 자신만의 특화된 역량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건 장점으로 꼽힌다.
대구에서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3년 정도 고용 변호사로 근무하다가 개인 법률사무소를 차렸다. 보통 개업 초반 사건 수임에 힘든 점이 있지만 자리만 잡으면 변호사 역량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라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동료들과 합동 법률사무소를 차려 고정비용을 절감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로스쿨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애초부터 졸업 후 처우에 대한 기대가 예전만큼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역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생각보다 대형로펌, 판·검사 임용에 목을 매지 않는 동기나 선후배가 많다"며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의미일 수 있겠지만, 일반 직장인보다 보수가 조금 더 많으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많은 전문직 메리트 그 자체에 충분히 만족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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