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론', 끌고 갈 수 있을까

정작 김종인은 "더는 관심 없다” 선 그어
"'830'으로 세대교체" 주장도…당 일각선 "그 사람들이 당을 뭘 아나"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참패 이후 리더십 공백 상태를 맞은 미래통합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사분오열을 거듭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전환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비대위 전환 이후 무너진 보수 세력을 복구하기 위한 근본적 수습 방안 마련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대위 구성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각자의 정치적 손익계산에 따른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 일각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추대론'이 나왔지만 내부에서 격한 반발이 존재하는데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본인도 "더는 관심없다"며 선을 그은 상태라 이마저도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던 김세연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근본적인 대책은 당 해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김종인 비대위가 최선"이라고 밝혔다. 최고위원 중 홀로 생환한 조경태 의원도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 저널'에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많은 당원이 원한다면 그런 쪽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생존의 문제가 달렸는데, 그런 데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고 맹비난하며 "나도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비대위원장 추대에 대한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반성하기보다 자리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 듯한 통합당의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에도 그 사람들을 경험해봤는데, 그 당의 생리가 그렇다"며 "지난번 선거(20대 총선)에서도 공천 문제니 뭐니 해서 선거가 그렇게 됐단 걸 아직도 반성을 못한다"고 했다.

통합당은 일단 이날 오후 본회의 직전 국회에서 총선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진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김종인 비대위 구성 등을 놓고 내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어서 갈등만 노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 외에 다른 대안 인물을 찾자는 주장도 나온다.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의 경우 야당을 구한다는 명분이 있다면 도민들이 놓아줄 수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이나 하태경 의원, 하다못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 주장이 공론화하며 당 일각에서는 '청년 비대위' 구성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자는 주장도 나온다. 김세연 의원은 라디오에서 '80년대생·30대·00년대 학번'을 '830세대'로 규정하고 "830세대에서 통합당과 사회 전반의 주도권을 형성하는 빠른 세대교체가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반발도 적지 않다. 3선에 성공한 한 의원은 통화에서 "그 사람들이 우리 당에 대해 뭘 알겠느냐"며 "젊다는 이유 하나로 비대위원을 맡기는 것은 반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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