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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 방불케 하는 로스쿨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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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합격 위해 입학 전부터 사설 인강은 필수
각 로스쿨 특성화 분야 있지만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

지난 1일 법무부에서 열린
지난 1일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신임 검사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과정인 로스쿨 생활은 고시촌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특히 변호사시험(변시)을 목전에 둔 로스쿨 3학년 학생은 고3만큼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뜻에서 '로3'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형 로펌에 입사하거나 검사, 재판연구원 등으로 임용되기 위해 학생들은 학점 관리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입학 전부터 사설 학원 강의를 통한 헌법, 민법, 형법 등 기본 3법 예습은 필수로 통한다.

지역 로스쿨 3학년 재학생 A씨는 "사법시험 경험이 없거나 비법대생인 경우 수업을 따라가기조차 힘들기 때문에 입학 전부터 지금까지 사설 인터넷 강의를 수강한다"며 "실무 경험이 있거나 변시 대비 위주로 수업하는 이른바 '수험 적합성'이 있는 교수들의 수업을 중심으로 수강하길 원하는 학생이 많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로스쿨 교육이 변호사시험 합격에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한 로스쿨 교수는 "기존 4년 학부 과정에서 가르쳤던 내용을 변시 합격을 목표로 3년으로 압축하다 보니 일부 과목에서는 개론, 총론, 각론을 한 학기에 동시에 진행한 경우도 있다"며 "의대와 약대 모두 6년 과정인데 로스쿨은 학부 체제 때보다 수료 기간이 짧아지다 보니 커리큘럼이 엉망이 된 과목이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도입 당시 각 학교는 인권법, 의료법 등 제각기 특성화 분야를 내세웠지만, 지금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로스쿨 재학생 B씨는 "특성화 분야가 있지만 1년에 몇 차례 관련 특강이나 행사만 할 뿐 학사 과정에서 특별히 강조되지는 않는다"며 "졸업생들이 해당 특성화 분야로 더 진출하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상위권 학교로 옮겨가려고 반수 등을 시도하는 로스쿨 재학생이 증가하자 일부 학교에서는 묘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지역 로스쿨에서는 법학적성시험(LEET) 당일에 학교 자체 시험을 실시해 시험장에 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에서는 반수 사실을 숨기고 합격했을 경우 합격을 취소하고 있다.

한편, 선거철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로스쿨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은 재학생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최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로스쿨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 ▷방통대 로스쿨 및 야간로스쿨 도입 등의 공약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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