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위중하다는 내용의 '건강 이상설'에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나라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역 학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북한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건강 이상설'에 대해 "일부 언론의 보도 이전부터 다른 경로에서 소문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주로 나온 것이 그 징조였던 게 아닌가 하는 분석들이 나온 바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국제정치 입장에서 보면 김일성 직계 가족을 일컫는 이른바 '백두혈통'이라는 북한 권력 독점 상황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이 앞으로 어느 정도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승계가 논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내부 반발이 크다는 얘기도 조금씩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북한 내부적으로 봤을 때 새로운 세력이 등장해 지금의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거나 전복시킬만한 힘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집단지도체제 등장 가능성과 관련, 이 교수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북한이 중국을 모델로 많이 따라가고 있다"면서 "다만 당분간 백두혈통 체제가 확립된 상황에서 집단지도체제가 보완 기능으로 갈 수 있으나 완전히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직 제대로 된 정보 확인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성급하게 예측을 내놓기엔 이르긴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실제 건강 상태와는 별도로 '건강 이상설' 자체가 미칠 악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북한이 예측 가능한 상황이 돼야 한다"며 "북한 리더십이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으로 빠진다면 한반도 전체 정세가 불확실해지고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경색 국면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몇 년에 걸쳐 확보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남북관계, 북미관계에 평화공존 정책을 시도하며 과감하게 실험해 왔다"며 "북한 체제 문제보다 한반도 정세가 어려워지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 경제도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고 여러모로 우리에게 그리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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