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이화섭의 '아니면 말고'입니다.
요즘 영화관에서 영화보신 분들 계신가요? 한 번 손 들어 보실까요?
아시다시피 대구지역의 모든 영화관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성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모두 문을 닫고 있는 상태입니다. 대구지역 뿐만 아니라 타지역의 멀티플렉스 영화관도 꽤 많은 곳이 임시휴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 조차도 영화관을 간지가 오래 돼서 영화관이 어떻게 생긴 곳인지 잊어버릴 정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 업계에서는 고사 직전의 상황이라며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CGV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감소했고, 극장당 700~800억원 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도 멈추면 손실이 나는 상황이라 멈추지 못할 뿐 개봉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라 영화인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다 보면 자칫 영화산업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려워진 영화산업계에 한 가지 충격적이라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바로 영화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먼저 선보이기로 한 사건입니다. 원래는 2월 26일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개봉시점이 밀리다가 견디다 못한 배급사에서 넷플릭스에 영화를 선공개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 선공개를 통해 챙긴 금액은 약 120억원으로 제작비 전액을 회수하는 정도의 금액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해외 세일즈를 맡고 있는 '콘텐츠 판다'라는 회사가 "약 30개국 세일즈사에 선판매된 상황에서 리틀빅픽쳐스가 충분한 협의 없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넷플릭스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게 법원에서 받아들여집니다. 결국 10일에 공개하기로 한 '사냥의 시간'은 다시 언제 공개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떨어지고 만 거죠.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 간다는 사실은 한국 영화계에서는 매우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 듯 합니다. 이 영화는 이제훈, 안재홍, 박정민, 최우식 등 젊고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혔었거든요. 만약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올 상반기 최고 흥행 작품으로 기록됐을 가능성이 높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서 영화가 흥행은커녕 개봉도 어려운 상황이 됐죠. 예전이라면 영화관 운영이 정상화 될 때까지 기다리는게 정석적인 방법으로 통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를 보는 다양한 채널이 열린 시대입니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서비스도 그 중 하나죠. 그렇다면 전통적인 영화 감상법인 '영화관에서 영화보기'라는 방식이 서서히 종말을 고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이미 그런 전망을 내리는 곳도 많습니다.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 행은 영화 산업에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새로운 플랫폼의 탄생과 거기에 한국 영화 산업은 얼마나 적응하고 있는지, 또 뜨는 분야와 함께 지는 분야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벌써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이왕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영화 산업 내부에서 많은 논의와 고민을 통해 새로운 변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화섭의 아니면말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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