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9시쯤 대구 북구의 재활용품 선별장. 작업자들은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골라내느라 매의 눈으로 쓰레기더미 속을 살피고 있었다. 보통 이렇게 선별된 재활용품은 고압으로 압축돼 재활용 가공 업체로 향한다.
하지만 이날 찾은 선별장 곳곳에는 큐브 모양으로 압축된 쓰레기들이 적잖게 쌓여 있었다. 이곳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이틀 정도면 재활용품들이 다 나갔는데 요즘은 일주일이 지나도 빠지지 않아 선별장에 계속 쌓아둘 수밖에 없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 등 재활용쓰레기 특수를 기대했던 재활용업계가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있다. 재활용쓰레기는 늘어났지만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태로 들어오는 쓰레기가 많아진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활용품 가공 업체가 납품량을 줄인 탓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일로이던 지난 2, 3월 두 달 동안 처리된 대구지역 재활용쓰레기 양은 7천65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코로나19로 바깥 외출이 힘들어지면서 택배, 배달 음식 주문 등이 늘어나 일회용품 등 재활용쓰레기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문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태로 들어오는 플라스틱, 비닐류, 스티로폼 등이 많다는 점이다. 쓰레기 선별 작업을 하던 이곳 직원 A(69) 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음식물이 남아 있는 채로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경우가 적잖다"며 "재활용쓰레기의 3분의 1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했다.
재활용쓰레기는 늘어나는데 정작 이를 처리할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선별된 재활용쓰레기를 재활용품 업체에 납품해야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상당수 업체가 재정상의 이유로 납품량을 줄이면서 이전 물량의 50% 정도만 팔려 재활용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활용품 선별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판매 단가를 낮추면서까지 재활용품 처리에 나선 상태다. 대구 북구 재활용품 선별장 관계자는 "스티로폼류의 경우 1kg에 800원이던 것을 500~600원 선으로 낮춰 판매하는 등 단가를 계속 낮추면서 간간이 가공업체에 납품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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