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축구장 1천100개가 넘는 넓이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10년 이래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최대 산불이고, 전국적으로도 3번째로 큰 면적의 피해를 냈다. 안 그래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성이 크다는 예보가 계속 나오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번 안동 산불로 800㏊ 면적의 숲이 소실되고 말았다. 올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410건 산불 피해를 모두 합친 면적(400㏊)의 2배나 되는 규모다. 요양원 입소자를 포함한 주민 1천270명이 한밤중에 긴급 대피하고 주택과 창고, 축사, 비닐하우스 등 재산 피해도 났다. 중앙고속도로 차량 및 중앙선 철도의 운행이 일시 중단되는 등 이번 산불로 인해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산불 피해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으로부터 1㎞ 떨어진 지점까지 불길이 번졌는데 강풍이 방향을 틀면서 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화마 피해를 모면한 것은 천우신조였다. 소방관들과 산림청 공무원, 군부대 장병, 안동시민들이 힘을 모아 진화에 나섬으로써 강풍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사흘 만에 산불을 잡을 수 있었다. 안동 산불 사태에서 나타난 안동지역 민·관·군의 대응 능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연례적으로 산불 주의보가 내려진다. 올봄에는 특히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씨가 잦아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예보된 상황이다. 이런 조건에서는 부주의한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고통을 겪는 상황인데 산불 재난마저 발생해서는 안 된다. 국내 산불의 절대다수는 입산자 실화 또는 논두렁 태우기로 일어난다. 특히 4월 30일~5월 5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에 산불이 나지 않도록 전 국민들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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