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사업체 종사자 사상 첫 감소 "1년 새 3만명 줄었다"

3월 대구 사업체종사자 전년 대비 4.2% 감소…경북은 -1.9%
대구는 입직·이직률도 저조해 고용시장 경직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지난달 말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으로 지난달 말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종사자 1인 이상인 국내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천827만8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2만5천명(1.2%) 감소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17개 시도별 사업체 종사자 수 및 증감률. 고용노동부 제공
지난달 17개 시도별 사업체 종사자 수 및 증감률. 고용노동부 제공

대구 동구에서 학습지 교사를 하던 이모(29) 씨는 지난달 초 일을 그만뒀다. 회사로부터 기본급 대신 학습지 수업 하나당 1만5천원씩 월 150만~200만원을 받아왔지만, 코로나19로 빠져나간 학생이 많아지면서 일을 더 할 수가 없어서다.

이 씨는 "지난달 수입이 100만원도 채 안됐다. 자취방 월세와 생활비를 제하고 나면 모이는 돈이 없고 한 동안 회원 유치도 힘들 것 같아 아예 그만두기로 했다"며 "한 두 달 만에 회원 수가 바로 회복될 것 같지도 않아 주변에도 그만두는 학습지 교사들이 많다. 공무원 공부를 하거나 중소기업 취업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대구의 감소폭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1천827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1천850만3천명)보다 1.2% 줄었다.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것은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09년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적인 고용부진 속에서 대구의 타격이 특히 컸다. 지난달 대구 사업체 종사자는 71만9천명으로 1년 새 4.2%나 줄어 전국 17개 시도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경북 사업체 종사자도 전년 대비 1.9% 감소한 83만9천명을 기록, 전국 평균보다 부진했다.

대구의 경우 고용시장 활기도 전국보다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달 대구 '입직자'(신규·경력 채용자, 복직·전직자 등 특정 산업분야에 입문한 근로자)는 4만1천명으로 전년 대비 31.6% 줄었다. 강원(-32.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대구 이직자도 전년 대비 8.4% 늘어난 6만명에 그쳐 전국 평균(20.9%)보다 낮았다. 신규 채용이 줄면서 고용시장에서 '안 뽑고 안 옮기는' 경향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일자리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기타 종사자 감소폭이 컸다. 지난달 임시·일용직 종사자와 기타 종사자는 각각 7.0%, 7.9% 줄어 상용직 종사자(0.1% 감소)보다 타격이 컸다. 이 씨가 하던 학습지 교사 일도 고용계약을 맺지 않아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 특수고용직으로 기타 종사자에 분류된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영세업체 감소폭이 컸다.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는 292만7천명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는 1천535만1천명으로 1.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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