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서 학습지 교사를 하던 이모(29) 씨는 지난달 초 일을 그만뒀다. 회사로부터 기본급 대신 학습지 수업 하나당 1만5천원씩 월 150만~200만원을 받아왔지만, 코로나19로 빠져나간 학생이 많아지면서 일을 더 할 수가 없어서다.
이 씨는 "지난달 수입이 100만원도 채 안됐다. 자취방 월세와 생활비를 제하고 나면 모이는 돈이 없고 한 동안 회원 유치도 힘들 것 같아 아예 그만두기로 했다"며 "한 두 달 만에 회원 수가 바로 회복될 것 같지도 않아 주변에도 그만두는 학습지 교사들이 많다. 공무원 공부를 하거나 중소기업 취업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대구의 감소폭이 전국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1천827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1천850만3천명)보다 1.2% 줄었다.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줄어든 것은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09년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적인 고용부진 속에서 대구의 타격이 특히 컸다. 지난달 대구 사업체 종사자는 71만9천명으로 1년 새 4.2%나 줄어 전국 17개 시도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경북 사업체 종사자도 전년 대비 1.9% 감소한 83만9천명을 기록, 전국 평균보다 부진했다.
대구의 경우 고용시장 활기도 전국보다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달 대구 '입직자'(신규·경력 채용자, 복직·전직자 등 특정 산업분야에 입문한 근로자)는 4만1천명으로 전년 대비 31.6% 줄었다. 강원(-32.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대구 이직자도 전년 대비 8.4% 늘어난 6만명에 그쳐 전국 평균(20.9%)보다 낮았다. 신규 채용이 줄면서 고용시장에서 '안 뽑고 안 옮기는' 경향이 심화됐다는 의미다.
일자리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과 기타 종사자 감소폭이 컸다. 지난달 임시·일용직 종사자와 기타 종사자는 각각 7.0%, 7.9% 줄어 상용직 종사자(0.1% 감소)보다 타격이 컸다. 이 씨가 하던 학습지 교사 일도 고용계약을 맺지 않아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는 특수고용직으로 기타 종사자에 분류된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영세업체 감소폭이 컸다.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는 292만7천명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는 1천535만1천명으로 1.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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