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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엔 헬기 없어 산불 진화 불가능…대형 산불 대비 위해 무인 드론 등 야간 진화 대책 필요


산림청이 지난 26일 전국 최초로 경북 안동 산불 현장에 실전 투입한 야간산불진화용 헬기
산림청이 지난 26일 전국 최초로 경북 안동 산불 현장에 실전 투입한 야간산불진화용 헬기 '수리온'의 출동 모습. 산림청 제공

대형 산불의 신속한 진화를 위해서는 야간에도 운용 가능한 진화장비가 개발·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남부지방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관할지역(29개 시·군)에선 이달 22일까지 산불 92건이 발생했다. 1.3일마다 산불이 발생한 셈이다. 이마저도 올해는 2~3월 강수량이 지난해 대비 5~6배는 많아서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40여 건의 산불이 발생했었다.

산불 진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헬기가 맡지만 야간에는 무용지물이다. 국토교통부가 야간비행 시 제시한 운항기술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운항할 수 없다. 국내 산림 대부분이 굴곡형 지형이라 고압선(전신주), 나무 등의 식별이 어려워 헬기 하부에 달린 밤비 버킷((Bambi bucket·산불 진화용 물통)이 걸리는 등 대형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야간에 헬기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불길이 민가로 번지지 않도록 방화선을 치고, 진화대원들이 1.5㎞ 범위까지 이동할 수 있는 고무관으로 진화하는 게 전부다. 이 때문에 야간 산불진화용 헬기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안동 산불 진압에는 산림청이 시험운행 중인 야간 산불진화 헬기 '수리온'이 처음으로 투입됐다. 수리온은 지난 26일 오후 7시 28분쯤 투입돼 오후 8시 50분까지 4차례 출동했다. 하지만 야간 진화에 대비한 조종사 추가 교육·훈련, 관련 지침 수립 등 사전 준비작업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대형 무인 드론 같은 장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야간작업은 주간작업보다 훨씬 위험한 만큼 안전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신뢰성을 검증받은 헬기에다 야간작업에 필요한 투시경, 조명장치를 갖추고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대형 드론을 산불 진화에 활용함으로써 혹시 모를 인명 피해를 방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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