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19 극복 단체장 릴레이 기고] 전찬걸 울진군수

위기 속에 빛나는 단합의 힘

전찬걸 울진군수
전찬걸 울진군수

코로나19와의 전쟁이 100일이 넘었다. 일상은 무너지고 지역경제는 점점 피폐해지고 암울한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빛나는 단합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됐고, 어떤 고난이라도 희망을 가지고 함께 간다면 이겨낼 수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울진은 울릉군과 더불어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을 유지해 왔다.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한 선제적 대응과 더불어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일을 뒤로 미룬 채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면마스크를 제작하는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지난 3월 29일 울진군에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외입국자에 대한 관리시스템이 마련되기 전 입국한 유학생이었다.

청정 울진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보낸 시간들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무엇보다 첫 번째 확진자에 대한 원망이나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군민들 사이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전화위복처럼 첫 확진자 발생이라는 절망은 또 다른 기회가 됐다. 확진자와 그 가족들은 너무나 훌륭히 자가격리 수칙을 지켜줬고, 모든 접촉자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오히려 확진자 가족들의 행보는 모범적 자가격리 사례로 울진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울진군은 첫 확진자 발생 후 더욱 총력을 다했다. 군민 역시 상생의 길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예방 수칙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적극 동참했고, 각종 단체들은 자발적으로 방역에 나섰다.

직접 구입한 마스크를 더 필요한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인도 늘어났다. 코로나19 특별모금도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확진자 발생이 줄어들면서 울진군을 찾는 관광객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바이러스와의 길고 지루한 싸움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방심이다. 아직 아무것도 끝난 것은 없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의 모습이 비단, 울진지역만의 상황이 아닐 것이다. 대구· 경북,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지역들이 서로를 독려하고 응원해야 한다.

치열한 현장의 의료진과 휴일도 없이 근무하는 공직자들을 위로한다. 이들이 주는 '이겨낼 수 있다' 는 희망의 힘으로 오늘을 버텨내고 있다.

일상과, 가족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영웅이다.

아주 흔한 히어로 영화처럼,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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