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 해안도시에서 발생한 '용병 침입 사건'을 놓고 베네수엘라가 미국 정부를 배후로 한 정권 전복 시도였다고 주장하자 미국은 이를 부인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새벽 카라카스에서 30km쯤 떨어진 라과이라에서 총격전이 벌어진 후 '테러리스트 용병'들의 침입 시도를 저지했다며, 이 과정에서 8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것이 마두로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주장하며, 베네수엘라 야권과 미국, 콜롬비아를 배후로 지목했으나 미국 등은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의 조던 구드로(43)라는 미국인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 몇 시간 후 온라인에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라과이라에서 생긴 일이 자신이 벌인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민간 보안업체 '실버코프 USA'의 창립자인 그는 베네수엘라 해방을 위한 작전이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라과이라 사건이 있기 직전인 지난 2일 AP통신은 구드로의 실버코프가 베네수엘라 장성 출신의 클리베르 알칼라와 손을 잡고 마두로 정권 전복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이튿날인 지난 4일 마두로 대통령은 사건과 관련해 13명을 체포했다며, 그 중 미국인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루크 덴먼(34)과 에이런 베리(41)라는 이름의 미군 출신들로, 구드로는 이들이 실버코프의 일원이라고 인정했다. 덴먼은 6일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카라카스 공항을 점령해 마두로 대통령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에 데려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부는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미국 정부가 직접적인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체포된 인물 중에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구드로는 자신이 과이도 의장과 계약했으나 약속한 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과이도 의장의 서명이 담긴 계약서와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계약서와 녹음 파일의 진위는 불분명하다.
미국 등 60여 개국으로부터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는 과이도 의장은 계약 사실과 구드로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마두로 측이 구드로 작전에 미리 잠입한 후에 그들이 실행하길 기다려 학살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 역시 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에서 체포된 미국인과 관련해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우리 정부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가 주말에 발생한 일에 대해 모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번 일과 관련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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