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성공적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증 환자를 모아 관리한 생활치료센터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경증 환자 분리로 제한된 병상 자원을 효율적으로 가동하면서 의료 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 최초로 생활치료센터가 만들어지기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대구는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지 사흘 만에 격리가 가능한 음압병상이 모두 소진됐다.
2월 27일 집에서 입원 대기 중이던 70대 확진자가 숨졌다. 대구의 대형병원들은 이미 경증 환자로 병상이 가득 차 이송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역사회 감염이 퍼져 나가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유입과 확산 차단에 맞춰진 방역대책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경증 확진자를 병원 이외의 시설에 수용해 치료함으로써 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에 전념할 필요가 절박해졌다. 자칫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절대 위기였다.
그날 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대구에 내려온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을 따로 만났다.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증 환자를 따로 치료 및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병상이 모자라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사흘이라고 압박했다. 그 역할을 경북대병원이 담당하겠다고 했다.
앞서 각 대학병원장을 포함해 지역 의료계 인사들은 경증 확진자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설 운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격리'나 '수용'이란 단어는 피하자는 논의까지 했다.
다음 날인 28일 대한의사협회도 "대구경북지역의 급증하는 확진자 치료 및 관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활치료센터와 같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3월 1일 새벽, 정 병원장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대구 신서혁신도시의 중앙교육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할 테니 경북대병원에서 맡아달라고 했다. 대구에서 최초로 생활치료센터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