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용자 없는 포항시 공공앱…혈세만 수억원 날려

시 지원으로 5년간 5가지 앱 개발
관리성 떨어지고 꾸준한 관리 안 돼
3개 유지되고 있지만 이용률 저조

스마트포항앱 메인 화면.
스마트포항앱 메인 화면.

경북 포항시가 수억 원을 들여 개발한 공공앱들이 대부분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홍보 부족 등의 이유가 크겠지만, 무엇보다 편리성, 실제 효용성 등에서 많이 뒤쳐진다는 평이다.

지난 2015년부터 포항시 지원으로 개발된 앱은 스마트포항(포항시청앱), 안심귀가앱, 포항아이맘앱, 포항시교통약자지원센터, 포항포인트앱 등 5가지이다.

개발비는 스마트포항앱 5억6천만원, 포항포인트앱 2억원, 안심귀가앱 2천만원, 포항아이맘 450만원, 포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3천500만원 가량이 지원됐다.

이 중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앱은 스마트포항과 포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포항포인트앱 정도가 남았다.

안심귀가앱과 포항아이맘앱은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의 공공앱 실태조사결과 사용빈도가 떨어지거나 서비스 항목이 겹친다는 이유로 폐기 결정이 내려졌다.

공공앱 활용도와 운영성과 등을 조사·측정해 이용이 저조하거나 실효성이 낮은 앱은 개선 또는 폐지 권고해 성과관리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행안부와 포항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안심귀가앱의 경우 총 다운로드 2천446건 중 유지 수가 64건을 기록했으며, 포항아이맘앱은 총 다운로드 1천90건 중 유지 520건으로 집계됐다.

포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앱 역시 980건으로 이용률이 저조했으나 사회적 약자 배려 등 특수 용도로 개발된 점을 감안해 개선 후 운영하기로 했다.

나머지 살아남은(?) 앱들도 총 다운로드 수에 비해 유지수가 크게 높지 않다.

실제 포항시 홈페이지 및 각종 서비스 메인앱으로 알려진 스마트포항앱의 경우 유지 수가 20일 현재 약 1만2천여건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공공앱 외면에 대해 홍보 부족도 있겠지만,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유지에는 관심이 적은 현 공공앱 관리 실태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앱 개발 등 IT업계의 특성 상 개발 후 유지비용이 개발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한다.

휴대폰 기종 변화에 따른 최적화와 서버 운영비, 기타 서비스 확대 및 개선 등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적응할 자본이 부족하다는 소리이다.

실제 포항시와 한동대학교가 합작해 개발한 포항포인트의 경우 사용처 및 홍보 부족으로 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현재 매월 50만원의 서버 사용비용 등 유지비를 모두 한동대가 부담하고 있다.

당초 8명이 참여한 개발진도 수익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지금 1명이 도맡아 관리하고 있는 형편이다.

해당 앱 서비스는 최근 전남 군산시와 경기도가 시행하고 있는 배달의명수(공공배달앱)의 전신이 되는 전국 최초 모델이다.

다른 앱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지 및 개선 작업에 인력과 비용이 부족해지며 신규 서비스 확장은커녕 지금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보완하기 힘들다.

한동대학교 정보화추진팀 이정훈 과장은 "우수한 개발진들이 모여 앱을 개발하고 이를 훌륭하게 유지한다면 이 개발진들이 향후 더 나은 앱들을 계속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면서 "IT산업은 기존 제조업과 달리 자판기처럼 결과물이 딱 맞춰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순수 R&D 육성을 위해서도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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