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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전단(傳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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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전단(傳單)은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낱장의 종이 인쇄물을 말한다. 주로 상업적 목적의 홍보 수단으로 널리 쓰이는데 속칭 '지라시'라고도 불린다. 지라시는 일본말로 '흩뜨림'이라는 뜻이다.

일제강점기 때 유입돼 널리 쓰인 '삐라'도 전단의 일종이다. 삐라의 정확한 유래를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19세기 말 일본에서 계산서나 청구서의 뜻을 가진 영어의 '빌'(bill)을 '비라'라 발음하면서 이후 된소리인 '삐라'로 변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공교롭게도 빌의 라틴어 어원이 '빌라'(billa)다. 빌은 전단, 광고, 벽보의 뜻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심리전 수단으로 삐라가 널리 쓰였다. 적진을 동요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내용을 담은 삐라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해 비정규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것이다. 이 기간 남북한 곳곳에 뿌려진 삐라만도 자그마치 30억 장에 이른다고 한다.

1960, 70년대를 되돌아보면 각 정당들이 공식·비공식으로 정치적 선전 목적의 삐라를 살포한 사례가 흔했다. 대학가 운동권 조직의 선전 수단으로 대자보가 자리 잡기 전까지 삐라가 널리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국어 순화 운동과 행정 용어 기준이 바뀌면서 현재 '삐라'라는 말은 거의 사라지고 '전단'이 대세다.

최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계속 말썽이다. 대북 전단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근래 들어 북한 수뇌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부각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 당국은 며칠 전 김여정 명의로 담화를 내고 '똥개들'(탈북민 단체를 지칭)의 망동을 막지 못했다며 대놓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정부가 무차별적인 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과 접경 지역민 안전을 이유로 '대북 전단 금지법' 제정 움직임을 보이자 미래통합당이 즉각 '김여정 하명법'이라고 빈정대며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전단과 삐라가 선전과 표현의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조건 막고 금지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상대를 자극하는 대북 전단 살포로 남북관계 단절을 부를 위험성이 크다면 이는 결코 현명한 행위가 아니다. 분별 없는 전단 살포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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