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권 핵심과 연일 충돌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의도'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수정당의 차기 대통령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최근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전체 3위, 보수진영 1위를 기록해 한층 몸값이 높아졌다. 더욱이 윤 총장은 지난 1994년(지검 검사), 2009년(지검 특별수사부장), 2014년(고검 검사) 대구에서 근무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상당한 우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대구경북에서도 윤 총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일찌감치 윤 총장이 보수당 대선주자로 나설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통합당이 4·15 총선 참패로 지리멸렬한 가운데 마땅한 차기 대선주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었던 탓이다. 여기에 최근 윤 총장이 여권으로부터 탄압받는 모양새가 만들어지면서 보수층을 중심으로 '적의 적은 우리 편이 아니냐!'는 동정론까지 보태졌다.
하지만 같은 검사 출신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정치권 연착륙에 실패한 전례 때문에 정치권에서 윤 총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 정치적 검증받지 않은 검찰주의자가 대선주자 될 수 있나! 부정적 평가 많아
통합당에선 윤 총장 대망론에 대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먼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검증조차 받지 않은 인사가 느닷없이 정당의 대선후보가 될 수는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 많다. '당장 후보는 물론 사돈의 팔촌까지 현미경 검증이 이뤄지는 대선국면을 윤 총장이 견뎌낼 수 있겠느냐?'에 더해 '제1야당이 그런 도박을 해도 되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자녀도 아닌 본인이 병역미필인데다 보수당 출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지휘까지 맡았던 윤 총장이 보수정당에 뿌리를 내리기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당장은 윤 총장이 정권으로부터 고초를 당하니까 보수층이 동정론을 펴고 있지만 대선 국면이 다가오면 보다 검증된 후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철저한 검찰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 총장의 활동무대로 정치권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생을 '선과 악'의 구도에서 일도양단(一刀兩斷)의 관점을 견지해 온 윤 총장이 복잡다단한 사회적 갈등을 조율·중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또한 윤 총장이 검찰총수의 정치권 이적을 비판하는 검찰조직 내부의 우려를 넘어서지 못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철저하게 강조해 온 윤 총장이 정치권 입성을 시도할 경우 그동안 쌓아온 검사로서의 명성을 스스로 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취임 한 달 기념인터뷰에서 "검찰총장이 무슨 대통령 후보냐. 할 수가 없지 않나"라는 의견을 밝혔다.
◆ 보수당 대선주자 기근현상이 현직 검찰총장 대망론에 불 지펴
통합당 내부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에도 윤 총장 대망론이 숙지지 않는 이유는 차기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또한 윤 총장이 차기 대선후보로서 자신만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직한 검사에 대한 국민적 성원은 늘 있었다. 윤 총장에 앞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정계입문 전 슬롯머신 수사로 이름을 떨쳐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국민적 응원을 받았고 대선자금 수사에 나섰던 안대희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역시 대선후보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의 불의를 단죄하는 검사에 대한 국민적 성원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있었고 윤 총장 역시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며 "윤 총장의 여권으로부터 이른바 '팽' 당하는 그림이 그려질 경우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오랜 고시공부 생활로 사회전반에 대해 박학다식하고 달변이라 정치인으로 무난하게 변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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