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오는 15일로 제1야당 원내사령탑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가 4·15 총선 참패 직후인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라는 중책을 맡아 '국회 176석'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더불어민주당에 맞선 3개월은 '체급 차이'를 실감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울러 강경 투쟁 일변도였던 종전 지도부와 달리 원내 정책 투쟁 전략을 펼쳐 민심을 돌려세우는데 성과를 올렸다는 평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 임기 시작은 순풍이 부는 듯한 분위기였다. 총선이 끝나고 내부 잡음이 고조되고 있던 미래한국당과의 합당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기 문제를 매듭지으며 당의 지도체제를 둘러싼 갈등도 봉합했다.
그러나 거대 여당인 민주당과 제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가면서 험로가 열렸다. 주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를 놓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겨뤘지만, 결과는 민주당 상임위원장 독식이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지난 6월 15일 원내대표직 사의를 밝히고 전국 사찰을 돌았다. 이후 그는 여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동조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나머지 상임위원장 자리도 전부 포기했다. 여야 힘겨루기가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으로 일단락된 것이다.

이어진 7월 임시국회는 '입법 독주'였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부동산 대책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속 법안 등 쟁점법안은 각 상임위에서 소위원회 구성이나 충분한 토론 없이 일사천리로 본회의 상정·의결됐다. 이 과정에서 통합당은 안건조정위원회 신청이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시도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야당을 포기한 야당"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심지어 21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부동산 정책 부정 여론, 법무부·검찰 갈등 등 공세를 펼칠 기회가 있었음에도 여당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짓밟혀 동정표를 얻겠다는 전략"이라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최근 주 원내대표의 "국회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원내투쟁 노선이 열매를 거두는 모양새다. 7월 임시국회 막바지인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윤희숙 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막말이나 고성 없이도 여당에서 입법을 추진하는 법안의 부작용을 잘 설명했다는 호평을 받은데다 통합당의 정당 지지율도 총선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민주당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합당이 딱히 잘한 것도 없지만 종전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장외투쟁에 삭발, 단식도 없다. 실수가 줄었다. 녹록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취임 100일 주간을 맞은 주 원내대표는 12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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