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포스트 코로나, 온라인 봉화은어축제

엄태항 봉화군수

엄태항 봉화군수
엄태항 봉화군수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온라인 형식으로 치러진 '제22회 온라인 봉화은어축제'가 새로운 축제 패러다임을 선보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봉화은어축제는 1999년 축제를 시작한 이래 내성천에서 함께 즐기는 현장 축제가 아닌 온라인 축제로 처음 개최되었다.

이는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 축제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으며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온라인으로 축제를 개최한다는 것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나, 축제를 꼭 오프라인에서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조금만 뒤집어 보면 새로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오프라인 축제 개최는 코로나19의 대확산 우려가 크며, 자칫 확진자라도 발생하게 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봉화은어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은어 반두잡이와 맨손잡이 체험은 참여자 모두가 함께 협동하며 은어를 잡는 특성 탓에 축제 개최는 아예 염두가 안 났다.

그러나 단지 이러한 이유만으로 은어축제를 취소할 수는 없었다. 축제를 취소할 경우 21년간 이어져 온 은어축제의 연속성 단절과 대한민국 대표 한여름 축제로서의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올해는 봉화군의 축제와 관광산업의 전문적인 운영과 관리를 위해 봉화축제관광재단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축제 경쟁력 강화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축제를 취소할 경우 국민적 관심과 개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제22회 온라인 봉화은어축제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라는 봉화군 슬로건처럼 봉화의 여름을 기다리고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기대와 간절함 속에서 개최되었다.

처음 시도해보는 온라인 축제에 걱정도 앞섰지만 막상 축제를 개최하고 보니 그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온라인 축제의 성공은 곧 다양한 콘텐츠에 있다는 원칙하에 우리 군과 봉화축제관광재단은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22개의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해 운영했다.

축제 기간 동안 '봉화 은어TV' 유튜브 채널과 공식 홈페이지, SNS에 모두 310만여 명이 접속하거나 조회하며 온라인에서 축제를 즐겼다.

특히, 미스터트롯 출연진의 공연 '온라인 랜선 힐링콘서트'는 무관중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으나, 실시간 1만2천244명이 동시 접속해 시청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과 성원으로 축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축제 기간 중 강원도 횡성문화재단, 전남 함평군청, 의성군 등 경북도내 시·군의 견학과 문의도 빗발쳤으며, 유튜브 실시간 방송 동안 많은 국내외 참석자들이 접속해 은어축제를 응원하고 칭찬하는 댓글도 쏟아졌다.

반두잡이 체험 등 은어축제의 대표적인 체험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마련된 은어 드라이브 스루 판매는 축제 기간 중 총 3천200㎏을 판매해 봉화 은어의 우수성과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렇듯 온라인 축제도 오프라인 축제 못지않게 재미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봉화은어축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단순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축제 트렌드를 넘어 새로운 축제 문화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올해 경험을 토대로 내년도 제23회 봉화은어축제에는 온라인 축제는 물론 오프라인 현장 축제 가능성도 동시에 준비해 봉화군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나라 축제관광산업을 선도하는 대표주자로 우뚝 설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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