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추석' 유통가 사전예약·언택트 판매 전력

코로나19 확산 영향, 고향 방문 자제 분위기
대형마트 추석 전 의무휴업 규제에 온라인 판매 중요
롯데마트 라이브 커머스 참전…소상공인이 직접 ‘라방’하기도

롯데마트 라이브 커머스 화면.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라이브 커머스 화면. 롯데마트 제공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명절이 '코로나 추석'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유통가의 대목 사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 사이에서 고향 방문 대신 온라인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유통가는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늘리고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매장 안 가도 OK…언택트 판매 전력투구

인천이 친정인 주부 A(31·대구 북구) 씨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올해 추석은 대구에서 보내기로 했다. A씨는 "일 년에 부모님을 뵐 기회가 몇 번 없어 친정에 가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올해는 가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는 판단을 했다"며 "아쉬운 마음이라도 전하려 추석 선물은 백화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유통가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추석 대목 매출을 사수하기가 어려워지자 사전예약과 언택트 판매를 강화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지난달 추석 대응 특별기획팀을 꾸린 롯데온은 내달 13일까지 지난해보다 물량을 30% 늘려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롯데온은 대량구매 소비자를 위한 '다중배송' 서비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다중배송은 주문 단계에서 최대 100개 상품까지 각기 다른 주소로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많은 선물을 사야 하는 법인 구매자에게 유용한 기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달 17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도 30%가량 물량을 늘렸다.

고승한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팀장은 "고향 방문이 어려워진 이번 추석에는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물량 확보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13일까지 진행되는 사전예약 기간에 물건을 구매하면 정상가보다 70%를 할인하고 전국 어디서든 원하는 날짜에 배송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상품 물량도 지난해 추석보다 70% 늘려 언택트 판매에 공을 들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21일부터 대구점을 비롯한 전국 15개 모든 점포에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 할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추석이 코로나19 확산 뒤 첫 명절임을 고려해 고객 분산을 유도하려 지난해보다 행사 시기를 열흘 앞당겼다.

아울러 현대백화점은 모바일용 선물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난해 대비 온라인 물량을 20~30% 늘렸다. 내달 7일부터는 자사 온라인몰 더현대닷컴, 현대H몰 등에서도 선물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대면 서비스 위주의 이마트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이마트 제공
비대면 서비스 위주의 이마트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이마트 제공

이마트 역시 다양한 언택트 판매 전략을 내세워 매출 사수에 나섰다. 대형마트는 특히 대부분 매장이 영업규제 영향을 받아 추석 직전인 내달 13일과 27일에 의무휴업을 해야 하는 탓에 온라인 판매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우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방문 주문 서비스'를 강화한다. 지난 설 약 20개 점포에서만 운영하던 서비스를 전 점포로 확대했다. 소비자가 가까운 이마트에 전화해 방문 일정을 잡으면 이마트는 예약된 일정에 맞춰 고객의 집이나 회사를 방문해 상담과 결제를 진행한다. 불특정 다수와의 대면을 피할 수 있어 코로나19 시국에 호응이 기대되는 서비스다.

이마트는 물량 확대에도 공을 들여 1~2만원대 실속 선물세트를 30%가량 늘리고, 기간별로 할인 금액에 차이를 둬 일찍 구매할수록 더 큰 혜택을 제공한다. 홈플러스 역시 선물세트 비중을 전년 대비 10% 늘리고 내달 18일까지 사전예약 판매에 나섰다.

◆비대면 소비 확대…'라방'이 뜬다

코로나19가 비대면 소비에 불을 댕기자 '라방'(라이브 방송)으로 불리는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가의 주요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라이브 커머스 전문 애플리케이션 '그립'을 활용해 본격적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달 22일 그립에서 자체브랜드(PB) 상품 '마시고 바르는 콜라겐'을 시범 판매한 결과, 2천명이 접속해 방송 1시간 만에 주간 판매량을 달성한 성과가 반영됐다.

롯데마트는 내달부터 직매입 상품과 PB상품을 중심으로 매주 한 차례 상품기획자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라이브 커머스 전용 세트도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이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현재 그립을 비롯해 네이버 쇼핑라이브, 티몬 셀렉트 등 누구나 라이브 커머스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돼 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3월 대비 지난달 판매자 수가 10배, 콘텐츠 수는 12배 급등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별도의 유통 채널을 거치지 않고 농부가 산지에서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판매까지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확대되면 앞으로 유통시장은 이전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 추석 사전예약. 이마트 제공
이마트 추석 사전예약.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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