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잘못으로 욕을 먹을 때 사람은 다양하게 반응한다. 분통을 터뜨리며 욕으로 되갚는 '소인배형',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허허 웃는 '대인배형', 조국의 딸처럼 비난에도 꿈쩍 않는 '멘탈 중무장형', 충격을 받아 몸져눕는 '새가슴형' 등등.
청(淸)의 총리대신이자 정규군인 북양군(北洋軍)의 우두머리에서 중화민국 초대 대총통이 된 위안스카이(袁世凱)는 새가슴형이었다. 그가 대총통이 된 것은 신해혁명을 성공하고도 군사력이 없는 한계 때문에 청조(淸朝)를 멸망시키는 조건으로 초대 임시 대총통 쑨원(孫文)이 자리를 양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안스카이는 대총통이 된 지 얼마 뒤인 1916년 1월 1일 국호를 중화제국으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홍헌제(洪憲帝)-가 됐다. 전국이 항의와 반대로 들끓었으나 위안스카이를 에워싼 '인의 장막'을 뚫지는 못했다. 당시 베이징에서 발행되던 신문으로 위안스카이가 애독하던 '순천시보'(順天時報)도 새 황제를 칭찬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하지만, 이는 차기 황제를 노리던 아들이 만든 가짜 신문이었다. 진짜 순천시보는 위안스카이를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하녀가 위안스카이의 딸에게 간식을 사다 주었는데 그것을 싼 신문지가 진짜 순천시보였다. 이를 보고 진실을 알게 된 위안스카이는 큰 충격을 받고 자리에 누워 버렸다.
그리고 3월 22일 황제 즉위를 취소하고 중화민국의 부활, 대총통 복귀를 선언했으나 전국에서 토원군(討袁軍)이 봉기하고 외국의 비난까지 쇄도하자 6월 15일 급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는 정반대로 '강철 가슴'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개신교 지도자와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으로 좋은 일"이라고 했다. 대인배(大人輩)의 풍모까지 느껴진다. 실정(失政)에 쏟아지는 비판에 꿈쩍도 않는 이유를 알겠다. 이게 바로 문제다.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가슴'이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올바로 간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기분이 풀리지 않는다. 잘못을 고쳐야 풀리는 것임을 문 대통령은 잘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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