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무7조' 조은산, 시인 림태주에 "애틋한데 흉하구나"…왜?

'진인 조은산'이 올린 '백성 1조에 답한다' 한 부분. 조은산 블로그 캡쳐

30대 가장(家長)으로서 정부의 실정을 풍자해 상소문 형식으로 청와대 청원 글 '시무(時務) 7조'를 쓴 '진인(塵人) 조은산'이 자신의 글을 반박한 시인 림태주에 대해 재반박 글을 올려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조은산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백성 1조에 답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는 림태주가 지난 28일 '하교_시무 7조 상소에 답한다'며 '시무 7조' 청원에 반박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한 재반박문이다. 조은산의 '시무 7조'가 신하가 임금에 올리는 상소문이라면 하교(下敎)는 신하가 올린 상소문에 임금이 답하는 형식의 글이다.

림태주는 '시무 7조'를 향해 "너의 문장은 화려하였으나 부실하였고, 충의를 흉내 내었으나 삿되었다. 너는 헌법을 들먹였고 탕평을 들먹였고 임금의 수신을 논하였다"고 했다. 이어 "언뜻 그럴듯 했으나 호도하고 있었고, 유창했으나 혹세무민하고 있었다. 편파에 갇혀서 졸렬하고 억지스러웠다"며 "나의 진실과 너의 진실은 너무 멀어서 애달팠다"고 꼬집었다.

이에 조은산은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백성 1조에 답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림태주의 말을 재반박했다. 그는 "도처에 도사린 너의 말들이 애틋한데 그럼에도 너의 글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안에 것은 흉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뿜는 심정으로 상소를 썼다"면서 "정당성을 떠나 누군가의 자식이오 누군가의 부모인 그들을 개와 돼지와 붕어에 빗대어 지탄했고 나는 스스로 업보를 쌓아 주저앉았다"고 했다. 또 "너는 내가 무엇을 걸고 상소를 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며 "감히 아홉의 양과 길 잃은 양, 목동 따위의 시답잖은 감성으로 나를 굴복시키려 들지말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너의 백성은 어느 쪽 백성을 말하는 것이냐"며 "고단히 일하고 부단히 저축해 제 거처를 마련한 백성은 너의 백성이 아니란 뜻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오천만의 백성은 곧 오천만의 세상이라 했다"며 "너의 백성은 이 나라의 자가보유율을 들어 삼천만의 백성뿐이며, 삼천만의 세상이 이천만의 세상을 짓밟는 것이 네가 말하는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비판했다.

1994년 등단한 림태주는 페이스북 등 SNS에서 더 유명하다. 지난 2014년 그가 출간한 산문집 『이 미친 그리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림태주 시인의 글에서는 밥 짓는 냄새, 된장 끓이는 냄새 그리고 꽃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추천사를 쓴 사실이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