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을 정의하면 '실질적인 무역이익을 둘러싸고 국가들이 발전기회와 생존공간을 빼앗기 위해 충돌하는 것'이다. 광의로는 무역마찰부터 쟁탈, 보복과 재보복 등 연이은 과정을 포괄하고 그 형식은 관세장벽, 덤핑, 외환의 평가절하, 경제봉쇄, 경제 제재 등 매우 다양하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전쟁은 춘추시대 제나라의 관중이 벌인 '화폐전쟁'이고, 서양에서는 12세기부터 지중해를 중심으로 향료를 차지하기 위해 무역전쟁이 광범위하게 전개됐다.
따라서 이 책은 기원전 6세기부터 오늘날까지 역사의 향방을 가른 15번의 주요 무역전쟁을 소개하고 있다.
일례로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경제작전부를 설치해 독일과 무역전쟁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전략물자가 독일로 들어가는 걸 막거나 사재기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에 독일은 영국 파운드의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발행해 신용위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대응했다.
특히 무역전쟁의 근원을 설명할 때는 하나의 명제를 제시하는 데 '패권국은 힘이 강력할 때는 개방적인 무역환경(자유무역)을, 쇠퇴할 때는 폐쇄적인 무역환경(보호무역)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최근의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이 진행 중이다. 특정 상품을 가리지 않는 전면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촌은 다시 한 번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보호무역이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한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지은이는 헤겔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류는 여태껏 역사에서 교훈을 얻은 적이 없다는 게 인류가 역사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이참에 역사적 사실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세계 무역의 방향을 짐작해 봄도 좋겠다. 224쪽, 1만5천원.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