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이하 체류형 센터)에 초보농부들이 입주한지 벌써 6개월. 퇴소까지 4개월을 남겨둔 입주민들은 내년에 들어올 후배 농부들을 위해 센터의 부족한 부분을 미리 보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입주민은 "더 나은 농부 연습장을 만들기 위해 다른 지역의 체류형센터를 참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많은 입주민이 여기에 동의했다.
계명대 리빙랩 프로젝트 팀은 즉시 벤치마킹할 센터를 찾아 나섰다. 경남 함양군에 위치한 함양체류형 농업창업센터를 방문키로 하고 영천 체류형 센터 입주민과 함께 출발했다. 함양군 체류형 센터는 2016년부터 예비 농업인 모집을 시작해 올해로 3년째를 맞은 곳이다. 센터 수료생의 현지 정착률이 2018년과 2019년 각각 84%, 70%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적인 센터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30,40대의 젊은 입주민이 늘고 있다. 함양센터의 장점을 요약해봤다.
■농업기술 센터의 적극적인 지원
함양 체류형 센터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멘토링 제도'였다. 이를 활용해 입주민들의 귀농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고 있었다. 멘토링 제도는 입주민들이 '멘티'가 되고 함양농업기술센터 3개과 15개 담당계장이 '멘토'가 돼 월 2회 이상 전화와 월 1회 이상 면담을 하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입주민들은 멘토를 통해서 전반적인 농촌 관련 정보는 물론, 농지구입에서부터 농작물 선정까지 궁금한 내용을 바로 묻고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제도가 실제로 귀농준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함양체류형 센터 입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또 체류형센터 교육관 1층에는 작물별(사과, 블루베리, 포도 등) 모임방을 만들어 농업인과 입주민이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었다. 입주민들은 농민들의 모임방에 수시로 가서 농사에 관련한 궁금증을 묻고 최근 농작물의 경향이나 수익성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었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선배 귀농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교육 도중에 생기는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라는 평을 얻었다. 영천에서도 체류형센터에 이러한 작목반 모임방을 만들어 농민들과 입주민이 수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외에 입주민에 대한 작고 섬세한 배려도 눈에 띄었다. 귀농 관련 공고가 떴을 때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거나, 체류형센터 사무실에 입주민들의 각종 불편사항을 기록해두어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노력도 눈길을 끌었다.
■귀농에 필요한 현장 교육 실시
함양 체류형 센터에서는 매주 수요일 마다 교육을 하고 있었다. 실습농장의 현장실습 및 작물의 재배 전 과정에 대한 연간실무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자체 전문강사(퇴직한 귀농귀촌업무 전담공무원 계약제 고용)로 하여금 현장지도를 담당하고 있었다. 특히 연간 교육계획을 사전에 수립하여 입교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는 점은 영천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었다.
교육내용은 현장중심의 교육으로 꾸며져 있었다. 해충 잡는 법, 제초 작업, 현장 견학 등 대부분 실전용이었다. 텃밭 교육은 텃밭에서 이루어졌고 농작물 교육 역시 작물이 자라는 밭에서 이루어졌다. 전문 교육 업체에 위탁하여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고 강의가 끝난 후에는 피드백 시간까지 제공돼 그야말로 '입주민 중심의 수업'이었다.
교육도 주 1회 4시간 실시함으로써 전 입주민의 높은 참여를 유도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함으로써 입주민이 스스로 공부하고 농가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선배 귀농인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실제로 함안 체류형 센터에서는 귀농·귀촌인과 입주민이 만나는 장이 많았고, 이를 농업기술센터와 입주민 자치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입주민대표인 윤정연(57) 씨는 "체류형 센터에서 적극적으로 귀농귀촌 연합회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형성에 애쓰고 있다"며 "그들과의 지속적인 만남은 앞으로의 농촌 생활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선배 귀농인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와 교육을 받고 있었다.

체류헝센터를 수료한 선배 농가와의 지속적인 교류도 눈여겨 볼만했다. 이미 3년이 지났으므로 이곳을 수료한 귀농귀촌인과의 네트워크 형성은 귀농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 함양 체류형 센터 입주민들은 주기적으로 선배 농가를 방문해 성공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었다. 함양의입주민들은 "집터 문제, 품목 재배 요령 등 실생활 문제와 부딪쳤을 때 선배 귀농인과 의논할 수 있어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귀농인의 집 조성 계획
입주민들은 퇴소 후 집을 짓거나 농사지을 땅을 구하는데 10개월 정도의 체류형센터 입주로는 빠듯하다는 의견들이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5월 이후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갔기 때문에 퇴소 후 농촌 정착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입주민들은 체류형센터-귀농인의 집-귀농으로 이어지는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원하면서 실제로 지자체에서 귀농인의 집짓기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함양에서도 이러한 입주민의 의견에 따라 귀농인의 집 조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실제로 제천의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는 내년에 귀농인의 집 10가구를 조성하여 수료생에게 분양할 계획으로 있다. 영천의 체류형센터 입주민들은 귀농인의 집이 어렵다면 농촌의 빈집이나 매물로 나온 농지나 대지를 한꺼번에 열람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등 정보구축이라도 이루어지길 원했다.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강선일 기자 ksj@maeil.com
계명대 리빙랩 프로젝트팀
김응호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영천시 농업기술센터
김호일 광고홍보학과 학생
김주연 송청빈 채인영 언론영상학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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