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 폐지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과 빅테크 기업들마다 사설 인증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12월 10일부터 기존 공인인증서가 갖던 우월적 지위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와 IT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네이버 등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증서 시장에서 초반 영향력을 확장해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5개 금융지주는 통합 작업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공인인증서 갱신 기간이 짧고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은행들 중 개별적으로 사설 인증서 개발에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7월 출시된 'KB모바일인증서'는 현재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하나은행은 8월 모바일 플랫폼 '하나원큐'를 개편하면서 은행권 최초 자체 '얼굴인증 서비스'를 도입했고, IBK기업은행도 지난해 5월 여섯 자리 비밀번호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서비스를 내놨다.
이같은 작업들에 더해 5대 금융지주들은 금융권에서 공동 사용 가능한 통합 인증서 개발을 논의를 최근 시작했다. 확장성을 키워 플랫폼 공룡들과의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인증서 시장에 발 빠르게 뛰어들었다. 카카오뱅크와 네이버파이낸셜 등으로 금융권 시장에 진출한 이들 기업들은 자체 인증서 시장 선점을 통해 자사에 이용자를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다질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지난 2017년 카카오페이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 기반 인증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는 올 연말까지 2천만건의 인증서 발급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보다 늦은 지난해 6월 인증 사업에 뛰어든 네이버는 올 9월 기준 인증서 발급 건수가 120만건에 달한다.
DGB금융지주는 별도 기술 개발보다는 은행권의 공동 대응에 발맞춘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12월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한동안은 공인인증서 사용이 계속될 것"이라며 "인증서는 범용성과 보안성이 중요한 만큼 개별 은행별로 대응하기보다는 공동으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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