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인천의 17세 고교생이 사망한 사례에 이어 전북 고창과 대전에서도 백신을 접종한 70대와 80대가 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 백신 예방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앞서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정부의 백신 접종 사업이 중단됐다가 재개된 지 얼마 안 돼 사망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자칫 '백신 포비아(공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가능성으로 독감 백신 접종 필요성이 강조된 터라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 등에서는 "올해 백신을 포기했다"는 반응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접종을 많이 하는 내과계 병·의원에는 시민들 발길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20일 대구 수성구에 있는 내과의원 박언휘 원장은 "70세 이상 어르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어제는 병원이 북새통을 이뤘는데, 백신접종 사망 사례 보도를 접한 오늘은 독감백신 접종을 받으러 온 시민들은 어제의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중구의 다른 종합병원 내과 과장도 "백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화 문의가 많다"며 "어르신 중에는 접종을 취소하거나 무료 백신 대신 유료 접종을 하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확보한 백신 물량이 부족해 '선착순 접종'을 하자, 불안 속에서도 시민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독감 유행 전에 백신을 미리 맞자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독감 백신이 사망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입장이다. 독감 백신은 오랫동안 사용해 오면서 안전성을 입증받았기 때문에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계획대로 맞아줄 것을 당부했다.
권현희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에 따른 급성 과민반응은 대부분 20~30분만에 나타난다. 이 때 잘 대처하면 사망으로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만약 접종자가 급성 또는 기저질환이 악화됐다면 증상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맞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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