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있는 경북 구미에서도 고(故) 이건희 회장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가족장 방침에 따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내 빈소 마련 등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9천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삼성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곳이다.
삼성은 1994년 첫 애니콜 제품인 'SH-770'를 내놓는 등 야심차게 휴대전화 생산에 나섰다. 그러나 불량률이 11.8%에 달해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당시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미국 모토로라가 장악하고 있었다.
이에 이 회장은 1995년 구미사업장에 불량 휴대전화 15만대(500억원 상당)를 모아 불에 태우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른바 '구미 화형식'이다.

고집스러운 품질 개선 노력은 결실을 거뒀고, 그해 8월 애니콜은 시장점유율 51.5%를 기록하며 국내 정상을 차지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1위 모토로라가 유일하게 고지를 점령하지 못한 시장으로 남았다.
제품력을 바탕으로 애니콜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뻗어 나갔다. 2000년대 초반까지 반도체가 삼성을 먹여 살렸다면, 휴대전화가 그룹의 성장을 이끄는 효자 상품 노릇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애니콜 신화'에 젖어 있던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대응, 한때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휴대전화 시장의 절대강자로 각인됐던 노키아조차 몰락의 길을 걸었다. 애플을 추격하지 못하면 자칫 큰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은 아이폰 국내 시판을 앞둔 2009년 8월 기존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한 '옴니아2'를 내놨다. 그러나 '모양만 스마트폰 아니냐'는 등 차가운 반응과 마주해야 했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이듬해 삼성의 역량을 그러모아 선보인 '갤럭시S'였다. 이후 갤럭시탭, 갤럭시S2, 갤럭시S3를 잇달아 출시하며 애플과의 간격을 좁혔다. 특히 2011년 4월 출시한 갤럭시S2는 4천만대 이상 판매실적을 올렸고, 삼성은 마침내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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