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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헴프 특구 안동〈하〉세계 헴프산업 1천500억 달러 규모

세계 헴프산업 시장 규모는 1천500억 달러에 이른다. 해마다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경북 산업용 헴프 특구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 헴프산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엄재진 기자
세계 헴프산업 시장 규모는 1천500억 달러에 이른다. 해마다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경북 산업용 헴프 특구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 헴프산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엄재진 기자

우리나라에서 '헴프'(대마)를 불법적 물질로 취급하는 동안 세계 헴프산업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관련 기관들은 2019년 세계 헴프산업 시장 규모가 1천5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을 중심으로 헴프를 활용한 의료산업은 물론,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마다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뒤늦게나마 우리나라도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 특구' 지정을 통해 경북과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헴프산업화에 나선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5년 동안의 특구사업을 통해 국내 헴프산업이 세계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키워갈 것으로 기대된다.

◆대마, 동·서양에서 의약적 효능 기록·입증

대마는 예로부터 한약으로 사용됐다. 한의학 고서에 대마는 한약으로 기록돼 있으며, 천연물 전문가인 한의사가 처방한 것으로 기록 돼 있다.

한의학에서 대마는 기원전 2727년 중국 최초의 약물학 전문서적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 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 있고, 삼국지에서는 '화타'(華佗)가 술에 달인 대마로 마취해 수술했다는 기록도 있다.

동의보감 등 한의학 고서에는 오장의 기가 부족할 때 정신을 안정시키고 눈을 밝게 하며 정신기능을 활발하게 해 기억력을 좋게 하고 토하거나 딸꾹질, 타박상, 마비증상 등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해외에서도 대마의 의학적 효능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독일 짐머 교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나이가 들면 뇌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칸나비노이드의 양이 감소하고 이후 뇌가 급격히 노화하는데, THC가 뇌속 칸나비노이드를 모방해 뇌의 노화를 예방하고 인지능력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하다는 것이다.

미국 데비드 슈버트 박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β-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쌓이는 것이 원인인데, 대마의 THC 성분이 아밀로이드 수치를 낮춰 주고, β-아밀로이드 수치가 낮아지면 염증성 단백질 발현도 감소해 염증과 뇌세포 사멸이 현저히 감소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뇌 전문가 마이클 크로포스 박사는 CBD의 Omega-3가 뇌 용량과 뇌 활동 촉진 등으로 노인성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도 CBD 성분이 뇌전증 치료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고, 스페인 콤플루텐세 대학 구스만 박사의 연구 결과에서도 암세포의 생명줄인 신생혈관의 형성을 차단,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냈다.

미국 국립약물중독연구소(NIDA)는 향정신성 물질인 THC가 암세포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동물 실험 결과 THC가 암세포를 죽이거나 크기를 줄이는 효과를 규명한 것이다.

미국 의학전문 매거진 조사에 따르면 의사 69%는 환자들에게 의료용 대마가 도움이 된다고 했고, 종양학자와 혈액학자 가운데 82%가 의료용 대마초 흡연을 찬성했다.

대마산업 관련 그림
대마산업 관련 그림

◆세계 헴프산업 1천500억, CBD 710억 달러 규모

지난달 안동에서 열린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 특구사업 워크숍'에서 더컬렉티브씨 노홍균 매니저는 '헴프산업 관련 해외 동향 사례' 발표에서 2019년 세계 대마산업 규모는 1천490억 달러라 분석했다.

2018년에 비해 소비자 총지출이 45.7%나 증가했으며, 미국과 캐나다가 소비자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미국이 전체 82%를 차지하면 가장 큰 헴프 시장이라 덧붙였다.

이 가운데서도 경북 산업용 헴프 특구에서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는 CBD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710억 달러 규모라 했다.

그는 "미국 브라이트필드 그룹의 올해 분석에 따르면 2019년 미국 내 CBD 시장 규모는 4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62%의 성장세를 보였다"며 "2025년까지 미국내 CBD시장은 2천4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처럼 헴프산업과 CBD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1937년 대마과세법(마리화나 세금법)으로 최초 대마 규제에 나섰다. 이후 다양한 규제를 추진해오다가 2014년 '농업법'(Farm Bill)을 개정하면서 합법화 기반을 마련하고, 2018년 6월에는 미국 FDA가 뇌전증 치료제 사용을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지금 미국 내 36개주는 의료용 합법화, 15개주는 의료용과 기호용 합법화에 나선 상태다. 미국 그랜드뷰 리서치는 세계 대마시장 규모를 2025년 1천454억 달러로 전망했다.

세계 두 번째 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캐나다 경우도 2001년부터 의료용으로 제한적인 허용에 나섰다. 2013년 대규모 기업만이 대마를 재배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하고, 2018년 향정신성 물질인 THC 농도가 0.3% 이하인 대마 제품을 산업용 햄프로 정의하고 이들의 생산·사용·수출입 등에 관한 규정을 정비했다.

대마산업 관련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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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마 합법화 움직임, 국내 발빠른 정책 필요

지구촌 곳곳이 미래 성장동력을 갖고 있는 헴프산업화에 나서기 위해 대마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도 특구 지정과 맞물려 대마 관련 법률 개정 등 산적한 합법화 정책이 필요해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대마 완전 합법화에 나선 나라는 우루과이다. 2013년에 합법화했다. 호주는 2016년 의료 목적 대마 사용을 허용했다. 스페인은 마리화나 유통은 불법이지만, 개인적 용도로 직접 재배해 흡연하는 등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 가장 먼저 대마 합법화했다. 스위스는 의료 목적 사용 허용, 콜롬비아는 의료 목적 대마 사용 및 수출 가능하다.

CBD 성분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이 밝혀지면서 미국, 캐나다, EU 등 많은 국가에서 규제완화로 합법화를 진행하고 있다. UN에서 대마 성분 중 CBD는 환각성, 중독성 없기 때문에 마약류에서 제외하는 방안 논의 중이다. 세계반도핑기구도 금지 약물에서 CBD 제외할 방침이다.

합법화된 의료용 대마 시장 내 2018년에서 2024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북미 22%, 유럽 22.8%, 남미 23%, 아시아 23.1%, 중동 및 아프리카 22.7%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시장가치가 점차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세계 대마 관련 특허 50%를 점유하고 있고, 2023년까지 17조원의 시장형성이 전망된다. 일본은 대마는 합법화되지 않았지만 헴프 및 CBD 화장품, 건강기능 식품 생산 및 수입 가능하도록 했다

조만수 국민대 교수는 최근 '전북대 약학대학 신약개발연구소 학술토론회'에서 "아시아 시장은 한국보다 1주일 늦게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된 태국을 필두로 활성화되고 있다. 태국은 의사들의 보수교육 진행, 불법 대마 단속해 이를 의료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문년 박사(안동시보건소장)는 "우리나라도 국제적 합법화 정책에 발맞춰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마산업 특별법 육성, 대마식품 산업화를 위한 식품위생법 개정 등에 발빠르게 나서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이번 특구사업을 통해 CBD 추출과 수출에 나설 경우 아시아 지역에서 헴프산업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 했다.

공동기획 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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