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막무가내 입법독주…지지층 결집 노림수?

쟁점 현안 초강수 일관…"열린우리당 실패 깊이 반성"
타협·절충 시도 지지층 붕괴…盧정부 임기 후반 자멸 경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한국판 뉴딜사업, 가덕도신공한 등 쟁점 현안에 대해 초강수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두고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실패에 대한 학습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최근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지도부의 발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고 보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23일 공수처법 개정안과 관련, "법사위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달라. 그 밖에 미래를 위한 입법들을 좌고우면 말고 처리해달라"고 말했다.

쟁점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을 한 번 결정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노무현 정부 당시 열린우리당 자멸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으로 분석한다.

정치평론가 배종찬 인사이트K 소장은 "노무현 정부 임기 후반 열린우리당은 각종 현안에 대해 타협과 절충을 시도하다가 지지층 균열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며 "이에 대한 학습효과로 현 정권은 임기 막바지에 지지층을 결집하고, 이들을 중심에 두는 정치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과반인 152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지만, 넓어진 당내 정치적 스펙트럼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계파갈등에 허우적대다 정권을 넘겨준 바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국민들 입장에선 현 정권의 행보가 무리수와 우격다짐으로 보이지만, 집권세력 입장에선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합리적이고 나름의 시시비비를 가린 결과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결국 우기고 억지를 쓰더라도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전부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며 "지난 4·15 총선에서 긴급재난지원금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압승한 자신감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열린우리당의 교훈을 거듭 되새기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총선 직후 당선인들에게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도 "열린우리당 시절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독주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종찬 소장은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 정지시킨 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다. 머뭇거리면 지지층이 흔들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른바 집토끼 전략의 극대화다. 정부여당은 지지율보다 지지강도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이 전체 국민과 대화를 통해서 타협점을 찾으려 했다면, 문 대통령은 정반대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침묵이 임기 마지막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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