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담당 공무원의 가장 힘든 점은 이 어두운 터널의 끝이 언제인지를 전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20년 경북지역은 인간, 동물 모두 바이러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경북의 방역 담당 공무원들은 전례 없는 연속 비상근무로 탈진 직전이다.
올해 바이러스 대전의 포문을 연 것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다. 지난해 9월 국내 돼지 농가에서 첫 발생한 ASF는 해를 넘기고도 야생 멧돼지를 중심으로 양성 판정 사례가 숙지지 않고 있다.
아직 경북 돼지농가 발생 사례는 없지만 경북도청 동물방역과, 환경정책과, 시군 공무원 등 300여 명에 달하는 방역 인력은 돼지 농가 울타리 설치, 의심 농가 예찰, 야생 멧돼지 포획·검사 작업 등으로 ASF와 매일 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작한 ASF 비상근무는 현재도 멈추지 않고 있다.
더구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경북에서 발생해 방역 당국이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일 상주 한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해당 농가 18만8천 마리, 인근 4농가 37만1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여기에 상주시 공무원 100여 명이 동원돼 부족한 인력을 보탰다.
경북도 동물방역과 한 관계자는 "오전 9시 출근해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퇴근 후에도 착신 전환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주말도 없이 비상 근무조가 돌아가고 있어 올해 연가는 딱 이틀 쓴 게 전부"라고 한숨지었다.

여기에다 코로나19 확산은 방역 당국에 전례 없는 '역대급'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경북도 재난안전실과 복지건강국, 시·군 보건소, 포항·안동·김천의료원, 상주·영주적십자병원, 동국대 경주병원, 경북의사회·간호사회·간호조무사회 등 관련 인력 4천여 명이 올해 초부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1월 19일 꾸려진 경북도 방역대책반은 13일로 327일 차를 맞았다. 코로나19 확산세는 1차 유행보다 거세지는 형국이다.
그나마 올해 7월 정기인사 때는 방역전담 인력을 일부 교체해 피로를 덜었고 최근에는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해 인력을 충원한 게 힘이 되고 있다. 역학조사관도 기존 2명에서 1명을 추가로 뽑는다.
경북도 방역대책반 한 관계자는 "새벽 1시 퇴근해 아침 7시 출근하는 생활을 수개월째 반복하고 있다. 과거 신종플루, 메르스 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이쪽 분야로 지원하는 직원이 없을 정도"라며 "연말이면 끝날까 했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언제 코로나19가 종식될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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