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병원성 AI 한달간 28건…오리·달걀값도 '들썩'

살처분 943만마리… 9개 도(道) 가운데 강원·경남·제주를 제외한 6개 도에서 발생

24일 전북 남원시 주생면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전북 남원시 주생면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가 한 달 새 28건을 기록했다. 고병원성 AI의 영향으로 오리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온 닭이나 달걀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2년 8개월 만에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전날까지 국내 가금농장 27곳과 체험농원 1곳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축종별로는 오리(15건)·산란계(7건)에서 발생빈도가 높았고, 오리는 전남(7건)·전북(5건), 산란계는 경기(5건)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전국 9개 도(道) 가운데 강원·경남·제주를 제외한 6개 도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왔다.

정읍을 시작으로 경북 상주, 전남 영암, 경기 여주, 충북 음성, 전남 나주, 전남 장성, 경기 김포, 전북 임실, 경북 구미, 경기 화성, 전북 고창, 경기 용인, 전북 남원, 구례, 충남 천안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했다.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부산 을숙도 등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미발생 지역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날 0시까지 180개 농가의 사육 가축 942만7천마리가 살처분됐다. 유형별로는 육용오리 109만마리, 종오리 4만마리, 산란계 330만2천마리, 육계 291만3천마리, 종계 35만마리, 토종닭 30만8천마리, 메추리나 청계, 꿩 등 기타 142만4천마리다.

닭·오리와 달걀 가격도 점차 들썩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기준 오리 산지 가격은 ㎏당 2천105원으로,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기 전인 전월보다 45.3% 뛰었다.

육계 산지 가격은 ㎏당 1천384원으로 전월 대비 6.1% 올랐고, 달걀 산지와 소비자 가격은 특란 10개 기준 1천226원과 1천899원으로 각각 7.6%와 2.5% 상승했다.

육계 소비자가격만 ㎏당 5천31원으로 3.6% 하락했다. 이는 대형마트 등에서 할인행사를 진행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가금류 사육 마릿수와 주요 유통업체의 재고 물량을 고려했을 때 아직 공급 여력은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시장 불안이 발생하지 않게 수급과 가격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수 중수본부장은 "겨울 철새의 꾸준한 유입으로 전국적으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가금농장 관계자들은 자신의 농장을 지키기 위해 연말연시 모임을 자제하고 철새가 서식하는 저수지·하천과 텃밭 등 농경지의 출입을 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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