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덮친 올 한 해는 대한민국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졌고, 2020년은 '잃어버린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특히 대구시민들은 지난 2, 3월 1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누구보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 확산 초반 병상이 부족하거나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구는 이 모든 것을 이겨냈다. 단기간에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에서 온 의료진의 헌신과 시민들의 희생과 노력 덕분이었다. 대구의 방역 사례는 이후 국내 방역 모델의 표본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대구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2월 18일부터 지금까지(12월 30일 0시 기준) 대구의 누적 확진자는 7천768명에 달한다.
지난 2월 대구에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민들의 일상은 파괴됐다.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대구경북에 집중됐다.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 날(2월 19일) 10명, 닷새 후(2월 23일)에는 148명 등 신규 확진자가 매일 수십~수백 명씩 쏟아졌다. 특히 2월 20일에는 청도 대남병원에서 국내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때는 대구에서만 741명이 발생한 2월 28일이었다.
밤낮으로 인파와 차량들로 북적이던 도심은 한순간에 인적이 끊어졌다. 장기간 문을 닫는 가게들이 속출했고, 응급실이 폐쇄된 병원들도 생기면서 도시 전체가 암흑 상태에 머무는듯했다.
이 시기 대구를 향한 혐오의 시선도 심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를 봉쇄해달라'는 요구가 올라왔다. 병상 확보가 급한 상황에 당정청의 '대구 봉쇄', '대구 코로나'라는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밖에 다른 시·도의 기업에 지원한 지역 취업준비생들은 면접을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또 대구 거주자는 타 지역 병원으로 출입 자체가 안 돼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의료진·시민들이 희망의 불씨 되살려
의료진들의 헌신과 각계각층에서 온 도움의 손길은 끝이 없을 것 같던 위기를 희망으로 바꿨다.
2월 25일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대구시의사회장의 호소에 전국 의사와 간호사들이 대구로 달려왔다.
시민들도 십시일반 마스크, 체온계, 방호복 등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
생계가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려는 시민들의 희생도 돋보였다. 전세버스 기사들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겼다. 개점휴업 상태였던 자영업자들은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위해 판매하지 못한 식재료로 도시락을 만들어 보냈다.
희망의 불씨는 곧 사회 전반으로 확산됐다.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받지 않아 고통에 동참하려는 임대인이 등장했다. 유치원생, 기업인, 연예인 등 제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힘을 모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대미문의 큰 위기를 함께 이겨낸 배경에는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정신이 뒷받침됐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또 위기가 닥쳐오고 있지만 다시 한번 시민정신을 발휘한다면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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