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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마음아, 넌 누구니 (박상미 글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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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과 만나다

마음과의 만남-이수진
마음과의 만남-이수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눈을 뜨자마자 해야 할 일투성이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내일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며 눈을 감는다. 몸은 이렇게 바쁜데 마음은 문득 허전하다. 누군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에 상처 입기도 하고, 틀어진 관계 속에서 괴로워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우리들에게 다정한 글로 조근조근 위로를 건넨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작가가 옆에서 등을 토닥토닥 해주는 기분이 들 정도로 글이 부드럽다. 저자는 청소년기부터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여러 가지 상담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았다. 그러다 문학치유, 영화치유를 하면서 나를 치유하는 강력한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현대문학비평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현재 경찰대학 교양교육 교수이고, 법무부 교화방송국에서 '영화치유방송'을 통해 전국 재소자들의 마음치유 수업을 하고 있다. 치유공간 '더공감마음학교' 대표로서 교도소와 소년원에서 '마음치유학'를 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음치유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이력만 살펴봐도 지극한 노력으로 환골탈태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싫어한다고 한다.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고, 감정을 표현하고 비워내는 마음 연습을 하면 사람은 변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통해 힘든 마음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일곱 개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적당히 거리를 두며 잘 지내는 관계, 2부에서는 나를 지키는 이기적 마음 사용법이 소개된다. 3부에서는 평생 앓게 되는 사랑과 이별에 대해, 4부에서는 치유의 시작이 되는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5부에서는 실컷 울어야 웃을 수 있다며 치유에 대해 설명하고, 6부에서는 가장 멋진 친구인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7부에서는 '참 잘했어요, 내 인생'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삶을 칭찬하고 보상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서 빨리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2주에 걸쳐 천천히 읽었다. 글을 음미하며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분야의 대가들을 만나 인터뷰한 경험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청년들보다 더 참신한 생각을 하고, 늘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젊은 사람들의 말을 존중해 주며 귀 기울여 듣고, 말은 짧고 간결하되 받아 적고 싶은 얘기만 하셨어요."(262쪽)

그러면서 누구보다 겸손하고 온화한 표정을 지닌 어른들의 에너지 원천은 독서와 토론이라고 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심리학자들이 쓴 행복에 관한 논문을 정리하고,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얻은 깨달음을 토대로 만든 '행복하게 잘 사는 삶'을 위한 열 가지 방법이 소개된다. 왠지 모르게 외롭고 쓸쓸한 마음이 들거나 위로와 공감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수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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