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입고 中편파판정 지켜본 박장혁 "이러려고 쇼트트랙했나…회의감 들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 1조 경기에서 한국 박장혁이 넘어진 뒤 우다징(중국) 스케이트에 부상을 입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가 꿈꾸던 무대에 어렵게 올랐는데, 이런 걸 보려고 지금까지 운동했나 하는 회의감이 크게 들었다."

박장혁(스포츠토토)이 8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공식 훈련을 치르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황대헌과 이준서를 실격 처리한 판정에 대해 이같은 소회를 털어놨다.

전날 열린 남자 1,000ｍ 준결승에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결승선을 일찍 통과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박장혁은 "쇼트트랙이라는 게 적당한 몸싸움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특정 나라에만 유리하게 판정이 내려지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당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런쯔웨이는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이게 바로 쇼트트랙 경기이고, 이번 판정은 그나마 괜찮은 판정이었다"고 말했다.

박장혁은 런쯔웨이를 향해 "(이런 상황에서) 그런 발언은 자제해 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일침을 놨다.

박장혁은 앞서 준준결승에서 중국의 우다징과 충돌해 넘어지면서 왼손 손가락이 찢어져 준결승 출전이 좌절된 바 있다.

박장혁은 부상 당시에 피가 뚝뚝 떨어진 상처 부위를 보며 '운동을 그만둬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고 남은 올림픽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혼잣말로 다짐했을 때, 황대헌과 이준서가 연달아 편파 판정으로 실격된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박장혁은 다친 부위를 열한 바늘 꿰맸다. 그런데도 이날 링크에 나와 가볍게 훈련을 소화했다.

박장혁은 "깊게 찢어져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근육이나 신경 쪽은 좀 비껴갔다"면서 "그냥 꿰매기만 한 상태여서 스케이트 타는데 솔직히 지장이 있을 것 같고 부상 때문에 경기력이 안 나왔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5일째인 9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레이스가 펼쳐진다. 예정대로라면 이준석, 황대헌, 박장혁이 출전하지만 박장혁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장혁의 출전 여부는 경기 당일인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다. 박장혁이 예정대로 1500m에 나서면 예선 4조에서 샤를 아믈랭(캐나다), 잇작 딜레이터(네덜란드) 등과 경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