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하방'을 선언하면서 대구시장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하자 홍 의원 지역구를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이 또 한 번 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홍 의원의 측근이자 그가 중구남구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요구해 파문이 일었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수성구을 보선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면서 "사실상 지역구 세습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 공석이 되는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직에 이 전 구청장을 비롯한 복수의 출마 예상자들이 거론된다.
물론 아직 홍 의원의 사퇴 시점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출마를 공식화한 인사는 없다. 하지만 과거 수성구에서 출마한 이력이 있는 인사들은 물론, 현재 대구시장 출마자로 언급되는 국민의힘 인사들 가운데서도 '거물급' 홍 의원과의 부담스러운 경쟁을 피한 '유턴'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상환 법률자문위 부위원장, 권세호 법률자문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권영진 시장과 자리를 맞바꾸는 '빅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설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이진훈 전 구청장이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중구남구 보선에 이어 이번에는 수성구을 보선에도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서 비난 여론이 감지된다.
가뜩이나 중구남구 전략공천 요구 사건으로 한 차례 선거판이 뒤흔들린 전적이 있는 상황에서 만약 이 전 구청장이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다면 홍 의원은 측근에게 지역구를 사실상 '세습'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성구을에서 오래 활동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이 전 구청장이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지지를 받으러 다닌다는 소문도 돈다"며 "(홍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당의 공천 구도를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이번엔 지방선거 구도까지 본인 중심으로 어긋나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략공천 사태를 계기로 홍 의원과 이 전 구청장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소문도 있어 실제 출마 여부는 확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일신문은 이 전 구청장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보궐선거 시점을 두고도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나서려면 30일 전인 5월 2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지선과 같은 날 보선을 치르려면 사퇴 시점 마지 노선은 4월 30일로 앞당겨진다. 홍 의원이 4월 30일 이전에 사퇴하면 지선과 같은 날 보선이 열리고, 5월 1일이나 2일에 사퇴하면 내년 4월에 보선이 열리는 셈이다.
경우에 따라선 172석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하는 국민의힘이 내년 4월까지 1석을 상실한 채로 정국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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