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 헤어스타일에 환한 표정으로 국민 앞에 섰다. 2017년 3월 31일 새벽 영장심사 후 곧바로 구속 수감된 후 처음이다. 앞서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가석방된 터라 친박계가 다시 한 번 결집하고 세력화 하는 등 정치적 부활이 가능할 지에 지역 정가의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유가면 사저 앞에서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며 처음으로 정치적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지난 연말 사면·복권되자 대선 국면에서 어느 후보에게 호재로 작용할지 등을 두고 갑론을박 했다. 정작 박 전 대통령은 대선이 끝나도록 정치적으로 쓰일 소지가 있는 메시지는 철저히 자제했다. 그런데 이날 '영어의 몸'에서 벗어나고 처음으로 '향후 특정인의 정치 행보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한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치적으로 폐족이 된 친박계가 박 전 대통령을 고리로 정치적 재기를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정치적으로 곤궁한 상황인 친박들이 이 같은 시도를 할 수는 있으나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경북(TK)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이라는 '유령'이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차기 총선 등에 박 전 대통령을 참칭하며 부활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또 TK에서 박 전 대통령의 존재감이 여전한 만큼 그 그늘 아래서 뜯어먹을 것을 찾으려는 이들도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대통령 당선인이 TK 출신이 아닌 만큼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든다'며 보수정당을 압박하려는 이들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은 "지역 정치권이 이러한 움직임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박 전 대통령 퇴원 현장에 나타난 옛 친박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는 박 전 대통령 사면에 앞서 출소했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해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이 나타나 박 전 대통령을 반겼다.
현역 의원 중에선 윤상현, 박대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모습을 보였다. 또한 민경욱, 백승주, 유기준, 유정복, 이정현, 함진규 전 의원 등도 얼굴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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