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췌장 낭성 종양…유형, 합병증 등 고려해 수술 결정해야

조기 발견 어렵고, 예후 나쁜 췌장암…국내 환자 증가 추세
췌장 낭성 종양 진단 등으로 췌장암 극복 가능성
췌장 낭성 종양 4가지…악성화, 수술 권장 여부 달라

복통.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복통.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최근 진단 장비가 발전하면서 1~2cm 정도의 작은 췌장 종양이 검진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때문에 자신이 췌장암에 걸렸는 것 같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함께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은 절제 수술만 받는다면 완치까지 가능한 췌장 낭종(물혹)인 경우가 많다.

췌장은 소화액과 호르몬을 분비하는 길이 15cm 정도의 가늘고 긴 모양의 장기이다. 췌장은 몸속 깊이 자리 잡은 장기이기 때문에 겉에서 만질 수 없고, 개복을 하더라도 한눈에 들어오기 어렵다. 또한 췌장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편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췌장암

최근 생활 방식이 서구화되면서 국내 췌장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췌장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0년 2만818명으로 2016년 1만6천86명에 비해 29.4%(4천732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췌장암 환자들의 진료비도 1천515억원에서 2천789억원으로 84.1%나 증가했다.

대한종양외과학회에 따르면 췌장은 두께가 얇고, 피막만으로 쌓여 있다. 췌장은 장에서 흡수한 영양분을 간으로 운반하는 간문맥 등과 밀착해 있어 암의 침윤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췌장 후면의 신경 다발과 임파선에도 조기에 전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췌장암 세포는 성장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췌장암의 증상은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여러 췌장 질환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 식욕부진, 체중 감소, 황달 등이다.

췌장.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췌장.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증상 발생 전 외과적 절제가 최선

최근 우리나라에서 국가 암 검진 프로그램이나 정기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대부분의 암이 조기에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췌장암은 과거와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다른 소화기암 생존율의 33%에도 미치는 않는 수준이다.

췌장암의 발생 원인으로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대한종양외과학회에 따르면 췌장암은 암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전 단계의 병변 역시 뚜렷하지 않다.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은 없으며, 일상생활에서 위험 요인을 피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특히 흡연을 할 경우 췌장암에 걸리는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2~5배가량 높고 다른 기관에 암이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적이다. 또한 비만, 당뇨병, 만성 췌장염, 음주 등도 췌장암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단정적이지는 않다.

김용훈 계명대 동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최근 췌장암에 주효한 항암제가 나오면서 예전보다는 좋은 결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췌장암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 생활 습관의 개선 및 조기 검진이다. 이를 통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 췌장암을 발견해 외과적 절제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고 말했다.

◆수술 결정, 합병증 등 고려해야

대부분의 낭성 종양은 양성의 경과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악성화 세포로 변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 후 절제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을 결정할 때는 환자의 연령을 비롯해 합병증 가능성, 췌장 종양의 악성화 정도, 종양 위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췌장은 해부학적으로 주변의 여러 장기와 복합적으로 위치해 있다"며 "췌장 두부에 혹이 있다면 췌장, 십이지장, 담도 등의 병합 절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높다. 그러므로 수술을 결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췌장 낭종의 구분

췌장 낭종(물혹)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구분 기준으로 환자의 연령, 성별, 종양 내용물의 성상, 발생 위치, 모양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우선 종양에 포함된 물질의 성상에 따라 '장액성 종양'과 '점액성 종양'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주췌관의 연관성 여부에 따라 '췌관내 유두상 종양', 그리고 종양의 성상에 따라 '고형 가유두상 종양'으로 구분된다.

'장액성 낭성종양'은 보통 고령의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종양이며, 대부분 양성인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수술 전 영상에서 장액성 낭성종양으로 의심된다면 크기가 크지 않은 이상 수술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점액성 낭성종양'은 중년 여성에게서 생기며 췌장 몸통 및 꼬리에 주로 발생한다. 이 경우 장액성 낭종보다 악성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상 검사에서 점액성 낭성종양으로 의심된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췌관내 유두상 점액종양'의 증상은 췌장염을 일으켜 복통이 잦은 것이 특징이다. 이 종양은 고령의 남성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많으며, 악성화하는 경우가 가장 높아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는 게 중요하다.

'고형 가유두상 종양'은 청소년기나 젊은 여성에게서 발생한다. 특징은 종양 내부에 출혈이 일어나며 이차적으로 괴사성 낭종을 형성한다. 악성화 가능성은 낮지만 주로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에 절제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 교수는 "췌장암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예후가 나아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췌장암의 전구 질환으로 여겨지는 췌장 낭성 종양은 진단 기법 및 조기 검진 영향으로 점점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췌장에 종양이 생겼다 해도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다면 췌장암을 이겨낼 수 있을 것"고 밝혔다.

도움말 김용훈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김용훈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김용훈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