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울릉공항 '2026년 개항 목표' 1년 이상 늦춰질 듯

14일 기준 공정률 45.64%…케이슨 30함 중 19함 설치, 가두봉 절취 매립도 초기 수준
시공사 "2027년 하반기 준공 예상"…울릉군 "'공기 연장' 들은 바 없어, 당초대로 준비"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 건설현장.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중장비를 활용해 가두봉을 절취, 해상에 매립중이다. 현재 45.64%(4월 14일 기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조준호 기자
경북 울릉군 울릉공항 건설현장.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중장비를 활용해 가두봉을 절취, 해상에 매립중이다. 현재 45.64%(4월 14일 기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조준호 기자

울릉공항의 '2026년 상반기 개항' 목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공사비 증가에 따른 공기 지연 등의 영향이다. 빨라도 1년 이상 늦은 2027년 말에야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울릉군과 시공업체 등에 따르면 경북 울릉군 사동리 일대 바다를 메워 짓는 울릉공항은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항공청이 활주로·계류장·유도로 공사를, 한국공항공사가 여객터미널·주차장 공사를 각각 맡고 있다.

당초 2020년 11월 착공, 오는 2025년 준공 후 3개월 간 운영하며 문제점 등을 보완한 뒤 2026년 상반기 개항할 예정이었으나 14일 기준 전체 공정률은 45.64%에 그치고 있다.

울릉공항 활주로 공사에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케이슨)을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히는 공법이 적용됐다. 최고 아파트 12층 높이(3함) 등 모두 30함의 케이슨을 설치할 예정인데, 지금까지 19함(63.3%) 설치에 그쳤다.

케이슨 수송과 설치는 만만찮은 일이다. 그간 육상에서 제작한 케이슨을 포항발 바지선 뒤에 매달아 해상 210㎞ 거리를 52시간에 걸쳐 날랐다. 파고가 1.5m 이하로 좋을 때만 옮길 수 있다. 향후 동해상에 나쁜 날씨가 이어지거나 태풍이 닥칠 경우 공사는 더욱 늦어진다.

포항·울릉에서 이뤄지는 바지선 작업 및 케이슨 설치도 잠수부와 선원 100여 명을 투입할 만큼 고난도 공사다.

다른 구간 공사는 육상의 가두봉 일부를 절취해 해상에 매립하는 식이다. 각각의 공정률이 절취 22.9%, 해상 매립 7.1%에 불과해 사실상 초기 단계다.

지역민과 건설업계 사이에선 '지금 속도로는 내년 준공이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민 A(54·울릉읍) 씨는 "3년 5개월 동안 야간 공사까지 강행했지만 공정률이 절반도 못 미쳤다. 무리해서 공기를 맞추려다 사고라도 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사가 늦어진 데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등에 따른) 자재값 파동과 수급, 물가 상승 등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항 건설 총 사업비는 당초 6천633억원에서 8천5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해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2027년 하반기쯤 준공을 예상한다. 개항은 2027년 말이나 2028년으로 본다"며 "최근 공기 연장 관련해 발주처에 시행사 의견을 보고해 협의 중이라고 안다"고 했다.

울릉군은 당초 목표대로 개항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일각에선 개항이 늦을 거라는 의견을 많이 내고 있다"면서도 "아직 발주처인 국토부와 부산항공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공기 연장 등을 듣지 못했다. 2026년 개항에 발 맞춰 개항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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