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퇴임 인터뷰] 윤재옥 국힘 전 원내대표 "'달빛철도법' 통과 TK 발전 기여 보람"

임기 동안 '역대급 여소야대' 국면… "야당 공세 최고조, 본회의 전날 잠 못자"
사회갈등 해결이 정치 본령…"여야 대화·타협 노력해야, 그렇지 못하면 팬덤정치에 발목잡혀"
'영남책임론'은 소탐대실…수도권·중도 민심 맞춘 정책, 당 운영 방향 고민해야

윤재옥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임기 13개월 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임기 13개월 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의 협상력은 결국 국민 민심에 기대는 것밖에 없습니다. 거대 야당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일들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말씀드리고, 국민이 그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도록 하는 게 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13일 국회 본관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난 윤재옥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대구 달서을)는 오랜만에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윤 의원은 "며칠 전 월광수변공원(대구 달서구)에 갔더니 주민들이 먼저 알아보시고 '수고 많으셨다' '대구 자존심을 지켜주셨다'고 칭찬해 주셔서 그동안의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었다"고 감사해했다.

◆원내대표 13개월, 야당 입법 폭주에 '역대급 여소야대'

지난해 4월 원내대표라는 중임을 맡은 그는 '역대급'으로 불리한 여야 구도 속에서도 절제된 리더십과 뚝심 있는 협상력을 발휘해 거대 야당의 공세를 방어하고,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달빛철도특별법 통과 등 굵직한 지역현안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입법 성과와 관련해 "원내대표 임기 첫 달에 신공항특별법을 통과시킨 일과 헌정사상 최대인원인 261명 공동발의를 받은 달빛철도 특별법을 통과시켜 지역 발전에 기여한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대표적 킬러규제 법안인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산업집적법)', '화학물질의등록및평가등에관한법률(화평법)' 등 개정안을 야당 반대를 뚫고 통과시키고, 우주항공청법 통과로 본격적인 우주개발시대를 연 점도 의의를 뒀다.

윤 의원은 다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 특별법은 지역 주민 안전과 AI시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되었어야 했는데, 처리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1년 1개월 원내대표 임기 소회를 묻자 "야당은 정부를 흠집내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투쟁, 공세 정도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내대표 임기동안 민주당은 특검법 3건, 국정조사요구 5건, 국무위원 해임결의안 1건, 탄핵소추안 8건을 제출하는 등 입법폭주를 거듭했다. 이에 맞서 정부는 9차례 재의요구권을 행사했고, 윤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그중 8차례에 대한 재표결을 처리해야 했다.

"(의원) 숫자가 적으니 (야당 입법 폭주를) 막는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야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에 사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혼자 이겨내고 동료 의원들을 이해시키는 일들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극단의 정치·팬덤 정치에 발목 잡힐 것… 여야 대화·타협 노력해야

원내대표 취임 당시 일성으로 '의회정치 복원'을 외쳤지만, 현실 정치는 점점 극단으로 흘렀다.

윤 의원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 정쟁을 유발하는 언행도 자제했지만, 기본적으로 (의원) 수적 차이가 나니 대화와 타협이 힘들었다. 여야 의원이 같이 어울리고 밥도 먹고 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그런 것이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런 상황이 '팬덤 정치' 올가미에 갇혀 정치가 한 발자국도 못 나가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본령의 임무를 다하려면 결국 대화와 타협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총선 패배 후 여당 안팎에서 나온 '영남 책임론' '영남 2선 후퇴 요구' 등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윤 의원은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수도권 민심, 중도 민심에 맞춘 정책이나 당의 운영방향을 어떻게 할지에 포커스를 맞춰야지, (인물이) 어느 지역이라 배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선거 패인을 해석해선 안된다"고 했다.

이어 "'영남 출신 지도부가 있어서 졌다'는 건 평면적 주장이고, 패배 원인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봐야 답을 찾을 수 있다"며 "개헌 저지선을 누가 지켰나, 전통적인 지지층을 고려하지 않고 어떻게 선거를 치르나, 민주당은 그러지 않는다. 영남책임론은 '소탐대실'"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낙선의원들을 만나 위로도 하면서 당분간은 재충전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며 "4선 중진으로서 지역 현안에 해결에 앞장서고, 어떤 역할이 주어진다면 멋지게 감당해 지역민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임기 13개월 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임기 13개월 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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