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로야구 전망대] 삼성라이온즈 예상 밖 선전…'왕조 시절' 떠올라

연패 딛고 기세 올리며 공동 2위 도약
신구 조화된 타선으로 상승세에 탄력
신예 김영웅과 베테랑 김헌곤 인상적
불펜 '임창민-김재윤-오승환' 든든해
선발 원태인, 이승현은 안정감 보여
외인 선발 코너 시볼드 활약이 문제

8연패에 빠져 허덕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선두를 노리는 자리까지 올라섰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2024시즌 초반 삼성 라이온즈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의 상승세는 투타와 신구 조화의 힘 덕분이란 평가다.

◆예상 깬 사자 군단의 질주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오른쪽)과 이병규 수석코치.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오른쪽)과 이병규 수석코치. 삼성 제공

설레발이라 할 수도 있으나 시즌 초반 삼성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하위권 전력이라던 일부 전문가들의 시즌 전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선전 중이다. 2011~201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궈낸 '삼성 왕조' 시절을 연상케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달 6일 8연패 중이던 삼성은 광주에서 당시 1위이던 KIA 타이거즈를 7대4로 제쳤다. 4대4로 맞선 9회초 1사 3루에서 대타로 베테랑 김헌곤이 나섰고, 오랜 부진에 빠져 있던 김헌곤은 좌중간을 가르는 결승 2루타를 터뜨렸다. '끝판 대장' 오승환이 9회말 뒷문을 잠갔다. 삼성의 질주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달 9일엔 역시 선두인 KIA를 상대로 5대2로 승리, 3연패에서 탈출했다. 이어 2위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 중이다"며 "한 선수가 힘들면 다른 선수가 빈자리를 메워준다. 투타 모두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불펜 필승조 베테랑 3인방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불펜 필승조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왼쪽부터).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불펜 필승조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왼쪽부터). 삼성 제공

지난해 삼성의 최대 약점은 불안한 불펜이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5.16)였고, 역전패가 38번으로 가장 많은 팀이었다. 이종열 신임 단장이 겨우내 불펜 강화 작업에 각별히 공을 들인 이유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다른 팀의 마무리 투수 둘을 잡았다. KT 위즈 출신 김재윤(33)과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임창민(38)이 그들. 여기다 FA가 된 오승환(41)을 눌러 앉혔다. 이들에게 쓴 비용만 88억원. 셋 모두 경험이 많아 위기 극복 능력이 탁월하다. 희생 정신도 강해 1이닝 이상 던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상대로선 넘기 힘든 벽이 생겼다. 7회 임창민, 8회 김재윤에 이어 9회 오승환이 등판해 삼성의 승리를 지키고 있다. 선두권인 KIA, NC를 상대로도 셋은 위력을 발휘했다. 다만 이들의 나이가 적지 않아 삼성도 이들의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신구 조화 돋보이는 구성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3루수 김영웅. 장타력을 과시하며 최근엔 4번 타자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3루수 김영웅. 장타력을 과시하며 최근엔 4번 타자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 제공

세대 교체는 모든 구단이 안고 있는 화두다. 좋은 자원을 뽑은 뒤 잘 키워 은퇴하는 베테랑들의 뒤를 잇게 만드는 건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아마추어 시절 잘했다 해도 프로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부상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

신예들은 삼성의 활력소다. 장타력을 갖춘 3루수 김영웅은 최근 4번 타순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진영 타격코치의 말처럼 강한 타구를 날리는 게 인상적이다. 김영웅과 유격수 이재현, 2루수 김재상, 중견수로 자리를 옮긴 공격 첨병 김지찬은 모두 20대 초반. 적극적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 오랜 부진을 딛고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김헌곤. 오랜 부진을 딛고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 제공

선배들도 잘 한다. 서른 전후인 주장 구자욱과 류지혁, 데이비드 맥키넌은 삼성 공격의 핵. 강민호(38)를 위시한 베테랑들과 신예들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도 잘 해내는 중이다. 특히 오랜 부진을 씻어낸 김헌곤(35)과 이성규(30)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선발투수진 정비가 숙제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원태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원태인. 삼성 제공

원태인(24)은 순항 중이다. 5승 1패, 평균자책점 1.55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자신감이 더해져 위력도 배가됐다. 박 감독도 "자기 공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적극적, 공격적으로 승부한다. 그 덕분에 투구 수도 적어졌다.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겼다. 1선발답다"고 칭찬했다.

20대 중반인 원태인을 에이스로 키운 삼성은 또다른 선발투수들을 키우는 중이다. 2년 차 이호성(19)은 꾸준히 선발로 나서는 중이다. 특히 올해 선발로 전환한 21살 좌완 이승현(2승 1패, 평균자책점 1.71)의 호투가 돋보인다. 베테랑 백정현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좌완 선발 이승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좌완 선발 이승현. 삼성 제공

그래도 이승현과 이호성에게 많은 짐을 지울 순 없다. 이들은 아직 어리고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투수진을 굳게 지탱해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데니 레예스는 괜찮지만 코너 시볼드가 불안한 게 문제. 9경기에 등판해 6이닝을 채운 게 한 번뿐이다. 삼성이 풀어야 할 마지막 퍼즐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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