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에서 강연 도중 흉기 피습을 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슈디는 이날 오전 강연 도중 무대 위로 돌진한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쓰러졌다. 사건 직후 루슈디는 헬기에 실려 지역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범인은 현장에서 붙잡혔다.
현장에서 붙잡혀 구금 중인 용의자는 뉴저지주 페어뷰 출신 하디 마타르(24)라고 경찰이 밝혔다.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루슈디는 현재 인공호흡기로 호흡하고 있고, 실명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슈디의 에이전트인 앤드루 와일리는 사건 발생 후 낸 성명에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며 "살만이 한쪽 눈을 잃을 것 같다. 팔 신경이 절단되고 간이 흉기에 찔려 손상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살만이 현재 인공호흡기로 호흡하고 있고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인도 뭄바이(당시 봄베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한 루슈디는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로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1989년 이란 지도자 호메이니는 '악마의 시'가 예언자 마호메트의 부인을 창부로 묘사했다는 등의 이유로 루슈디를 처형한다는 종교칙령을 내리고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건 바 있다.
이에 루슈디는 한동안 가명으로 숨어지내야 했고, 이 책의 일본어 번역가가 1991년 실제로 살해당했다.
가명을 쓰며 영국 이곳저곳으로 피신하던 루슈디는 이란 정부가 '악마의 시' 사건 종결을 선언한 이후 미국으로 이주해 2016년 미국 시민이 됐다.
'악마의 시' 외에 루슈디는 자신의 은신 생활에 대해 다룬 자전적 회고록과 소설 '미드나이트 칠드런'을 썼고, 내년 2월 새 소설 '빅토리 시티'를 출간할 계획이다.
이날 피습 직전 강연은 망명 작가와 예술가들의 피난처로서의 미국 역할에 관한 것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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