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성·군위 농어촌버스 노사간 포괄임금약정 '무효' 판결

대구지법 의성지원 "운전기사들이 실제 근로한 시간만큼 수당 지급하라"
농어촌버스 포괄임금제 무효 판결로는 국내 처음

대구지법 의성지원 전경.
대구지법 의성지원 전경.

포괄임금제를 구실로 근로자들에게 공짜 노동을 강요하는 사업장에 대해 정부가 이달부터 3개월간 집중단속에 나서는 가운데 경북 의성군과 군위군의 농어촌버스 노사가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주심 이슬기 판사)은 최근 "의성여객과 군위교통이 각각 노동조합과 체결한 포괄임금협정은 무효"라며 "사측은 운전기사들에게 미지급한 연장근로수당과 주휴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형태나 업무성질 상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연장·야간·휴일 수당을 급여에 미리 포함하는 임금지급 관행이다. 근로기준법에는 규정되지 않았지만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우리 사회에 널리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실제 근로시간만큼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대가 없는 장시간 노동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에서 해당 농어촌버스 기사들의 근로형태가 배차시간표 및 한국교통안전공단 버스정보시스템 등의 전자정보를 감안할 때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볼 수 없을 뿐더러 일부 기간의 임금은 최저임금에 미달하기까지 해 포괄임금약정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의성여객은 소를 제기한 5명의 근로자에게 약 5천만원, 군위교통은 6명의 근로자에게 약 1억2천만원의 미지급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두 업체는 각각 의성군과 군위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

이종길 의성지원장은 "농어촌버스 노사간 포괄임금약정이 무효라는 판결은 국내에서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며 "포괄임금제의 오남용으로 근로자들에 피해가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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