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보다 2.7배 느린 파산 결정…"TK에 회생법원 설치해야“

대구지방법원 도산 사건,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
도산 사건 전문인 회생법원, 서울·부산·수원 3곳 뿐

지난 3월 열린 부산회생법원 개원식. 연합뉴스
지난 3월 열린 부산회생법원 개원식. 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구 등 국내 주요 도시에 도산사건을 전문으로 다룰 회생법원을 추가로 설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침체,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한계에 놓인 개인·기업이 많아 파산, 회생 등 도산사건 접수건수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구남구갑)은 지난달 28일 대구, 대전, 광주 등 현재 고등법원이 설치된 지역에 회생법원을 설치할 수 있는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지난 2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비례)도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내놨다. 이는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로 회생법원을 확대해 사법 서비스의 지역별 편차를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법원의 도산사건 접수건수는 5만72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했다. 부산회생법원(38.1%), 대구지방법원(31.2%), 수원회생법원(30.9%)이 증가율 상위 3개 법원으로 꼽혔다.

부산과 수원은 올해 초 회생법원이 신설돼 도산사건 접수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었다. 전문성과 신속성을 갖춘 별도 조직인 회생법원이 생겨 도산사건 수요 증가를 견인한 것이다. 그간 국내엔 2017년 개원한 서울회생법원이 유일했다.

대구지법 등 회생법원이 없는 곳은 법원 내 파산부에서 도산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자연히 회생법원이 있는 곳과 비교할 때 사건 처리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2018~2021년 개인파산 신청사건의 결정까지 걸리는 평균기간을 분석해 보면 서울회생법원은 2.6개월이었지만 대구지법은 7.1개월로 2.7배 느리다. 대구지법은 경북 지역도 관할하며 늘어나는 도산사건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탓에 대구 등 회생법원이 없는 지역에선 윤영덕·전주혜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법안들은 서로 병합돼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국회 본회의 표결 등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여야 의원이 공히 법안을 발의했고, 법원행정처 역시 회생법원 확대 설치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점은 개정안 통과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올해 1분기 도산사건 통계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늘어나는 도산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사법서비스 제공, 도산사건 이용 수요에 대한 추가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구, 대전, 광주 등지에도 회생법원의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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